울산시, ‘반구대 암각화’로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목록 신청서 제출
2020년 2월 초순에 우선등재 여부 판가름
대곡천 암각화군서 명칭 변경
“전세계 34곳 암각화 유산 중
‘군’이라고 표기된 곳 없어”
함께 신청한 ‘한양도성’과의
경쟁력서 우위 점할지가 관건
2건 다 등재 될 가능성도 있어
울산시가 최근 문화재청에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존의 ‘대곡천 암각화군’이 아니라 ‘반구대 암각화’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신청서를 낸 것이다.
우선등재 여부는 내년 1월에 열리는 문화재청 심의 결과에 따라 늦어도 2월 초순 판가름 난다. 우선등재에 오르면 최장 3년 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은 ‘반구대 암각화’(대곡천 암각화군)가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 거쳐야하는 필수 과정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0년간 그 사전 단계인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만 머물러 있었다.
문화재청 세계유산 정책에 따르면 우선등재 목록에는 총 4건의 문화재가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모두 13건의 국내 세계유산 잠정목록 중에서 우선등재 목록에 올라있는 것은 현재 △서남해안 갯벌과 △가야고분군 2건 뿐이다.
2건의 문화재가 더 우선등재 될 수 있는 상황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의 우선등재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함께 우선등재를 신청한 또다른 잠정목록 ‘한양도성’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건이 더 오를 수 있으니 ‘한양도성’ ‘반구대 암각화’ 2건 다 우선등재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우선등재 목록 신청 과정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울산시가 기존의 ‘대곡천 암각화군’이라는 명칭 대신 ‘반구대 암각화’라는 이름을 새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상목 울산박물관장은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전에는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전세계 34곳의 암각화 세계유산 중에는 수천여 점 바위그림이 있어도 우리처럼 ‘군’(group)이라고 표기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명칭 변경은 이코모스(유네스코 자문기관) 관계자와의 논의에서 자문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곡천’은 원래 ‘반구천’이었고 일제강점기 때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라는 국보 명칭까지 변경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선등재 신청서에는 대곡리 암각화, 천전리 암각화, 반구대 명승지 3곳을 구성요소로 기재했고 그 중 대표 유산인 ‘반구대 암각화’를 명칭 전면에 내세웠다”며 “신석기시대 해양수렵 집단의 독특한 화법과 표현, 예술성 등 반구대 암각화가 가지고 있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 증명’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우선등재 절차는 문화재위원회(문화재청)의 심의,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현지조사 및 평가, 세계유산위원회 정기 총회 심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의 우선등재 심의 통과 후 학술연구 등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준비와 함께 오는 2022년 유네스코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가 2010년 1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 동시 해결을 위해 중앙부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하여 지난 4월 국무총리 주재 ‘낙동강 물문제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9월에는 문화재청, 울주군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