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부울경 메가시티, 또 하나의 수도권
메가시티는 행정적으로는 구분되어 있으나 생활, 산업, 경제, 교통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글로벌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말한다. 대도시의 성장은 21세기 들어서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인구 2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는 10개로 집계되어 있는데, 1위는 동경권으로 약 3800만명, 서울권은 약 2300만명으로 5위, 뉴욕은 약 2000만명으로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33개에 불과한 메가시티는 2030년에 43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의 3가지 키워드인 밀도, 거리, 분할에서 밀도를 높이는 대도시화, 대도시 내 지역 간 거리를 좁혀 이동성을 키우는 우수한 교통체계, 그리고 국가 내 분업화를 통한 대도심권내 통합으로 이어지는 성장전략이 주효하다면 메가시티의 미래는 장밋빛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 인구는 약 2600만명으로 이미 전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수도권은 인구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등의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메가시티 경쟁력을 갖추었다. 그러나 인구의 절반이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지역에 밀집되어 막대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편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 인구는 790만명,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영남권은 약 1300만명이 된다. 부울경은 수도권의 대각선에 위치하면서 가장 많은 인구와 산업, 경제 규모와 문화, 역사를 가진 메가시티로의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수도권과 견주어 볼 때, 광역버스나 광역철도 등의 광역교통망이 부족하나,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이 강하며,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라는 인식이 크고, 아울러 조선업, 석유화학, 정유업, 자동차 산업, 정밀기계 산업, 문화관광 산업 등 산업 경제적 연계가 긴밀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부울경 광역권이 경제, 생활 및 문화공동체로의 성장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부울경 3개 광역단체가 주축이 되어 동남권 및 영남권까지 아우르는 메가시티 마스터플랜을 그리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서 4가지 공동체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권역 주민이 실질적인 단일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기반조성을 생활공동체의 관점에서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처럼 반나절 생활권을 위한 교통망 구축과 새로운 모빌리티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육과 건강 및 먹거리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조성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부울경의 동반성장을 위한 주요 기간산업의 연계와 미래 신성장 산업분야 발굴을 통한 경제공동체의 구축이 필요하다. 해양을 둘러싸고 있는 3개 지역의 공통분야인 해양산업, 관광산업 및 물류 플랫폼 구축과 제조업의 지능화를 통한 혁신을 통해 동남권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수소 경제, 신재생 에너지, 첨단 문화콘텐츠 산업 등 신성장 산업의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고도화가 요구된다.
셋째로는 부울경 지역의 관광, 문화, 자연자원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공동체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천혜의 해양을 둘러싼, 그리고 내륙의 산과 유려한 강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문화자원을 공유함과 더불어 산업 벨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부울경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한데, 광역 교통, 안전, 산업, 의료 등의 제반 분야별 광역행정을 담당할 수 있는 행정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미 출범한 부울경 광역특별연합을 통해 권역이 글로벌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메가시티로 성장하고, 아울러 국토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