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TX 복합특화단지 녹지, 조정 필요하다

2022-02-08     이재명 기자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의 공원·녹지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각종 환경오염물질을 제대로 저감시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 복합특화단지의 평면도를 보면 특화단지의 공원과 녹지는 대부분이 남쪽으로 쏠려 있다. 이럴 경우 북쪽에서 바람이 불거나 동쪽에서 바람이 불면 산업시설의 오염물질이 주거지를 덮칠 수 있다. 누가 보더라도 문제가 있는 설계임에 틀림없다. 복합특화단지를 추진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울산복합도시개발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공원과 녹지를 고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재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는 KTX울산역과 바로 인접해 있는 단지로, 전체 부지 면적은 153만2534㎡이며 공원·녹지 비율은 23.6%(36만1500㎡)에 이른다. 그러나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녹지와 공원 등 완충녹지는 남쪽으로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동쪽에는 산업지원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고 녹지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아무리 공해가 없는 산업시설이라지만 완벽하게 공해가 없는 산업단지는 있을 수 없다. 악취와 소음, 대기오염물질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차폐숲을 산업지원시설단지에도 조성해야 한다. 또 앞으로 입주할 업체에 대해서도 오염물질 환경영향평가를 엄격하게 실시해야 한다. 그 동안 울산지역 공단에서는 입주 업체의 대기오염물질 성격을 잘못 판단해 낭패를 당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복합특화단지에는 문제가 또 있다. 단지개발사업에 따른 수목 훼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수목적법인인 울산복합도시개발에 따르면 특화단지 전체의 훼손 수목은 9만5815그루에 이르지만 이 중 4.5%인 4323그루만 이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녹지가 부족한 공동주택단지와 산업용지에 열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이 늘어남에 따라 작괘천 등 인근 하천에는 홍수가 날 가능성도 있다. 낙동강유역청이 최근 복합특화단지에 대해 훼손수목의 이식률을 10% 이상 높이라고 주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요구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는 울산 서부권의 대표적인 첨단산업단지다. 앞으로 많은 외지인들이 KTX울산역을 통해 울산으로 들어올 것이고 그 중 상당수는 복합특화단지를 찾게 될 것이다. 한번 조성된 단지는 변형이 불가능한만큼 처음부터 세심하고 치밀하게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환경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울산은 한 때 환경오염의 대명사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