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안길 편입 사유지 울주군이 매입해야”
2022-02-10 이춘봉
시민신문고위는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7194 일원 마을안길 중 도로에 편입된 토지 19㎡를 군이 매수 보상할 것을 시정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사유지이지만 공공이 이용하는 마을안길로 사용되고 있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지주가 군에 토지 보상을 요구했지만 매수 근거가 없어 불가하다는 통지를 받자 시민신문고위에 고충을 호소했다.
시민신문고위는 해당 부지가 사실상의 도로에 편입돼 군이 도로로 사용하고, 아스콘 포장 및 우수관 설치 등으로 군이 사실상 점유·관리하는 만큼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군이 소유권을 취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군은 시정 권고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마을안길 등은 비법정도로로 토지보상법상 보상 가능한 토지에 해당하지 않아 매수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매수 선례를 남길 경우 군 전역에서 매수 요청이 잇따라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을안길 매수 관련 사례는 군 전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마을안길은 대부분 1970년대 전후 개설됐는데, 당시 지주가 소유권을 지자체로 넘기지 않았다. 이후 소유자가 바뀌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주는 재산권 행사를 위해 통행을 방해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의회가 분쟁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해법은 요원하다.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황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군은 마을안길의 절반은 국공유지, 절반은 사유지로 파악하는 수준이다.
군이 전수조사를 실시하더라도 막대한 보상비가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제주도의 경우 전수조사를 통해 마을안길 등 비법정도로가 7만9354필지 908만2000㎡가량인 것으로 파악했다. 추정 보상비는 무려 1조406억원 수준인데, 지가 상승에 따라 보상비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인천 강화군과 전북 장수군 등 일부 지자체서는 마을안길 사유지에 대한 단계적 보상을 추진하는 곳도 있지만, 군의 경우 비법정도로 보상비가 수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돼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시민신문고위의 시정 권고가 강제력은 없지만 수용하는 사례가 많아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며 “회신 마감 기한이 내달 초까지인 만큼 내부 검토를 거쳐 결과를 회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