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별기여자 동구 정착 ‘찬반’ 거세

2022-02-10     정세홍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157명의 울산 동구 정착(본보 지난 9일 7면 등)을 두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주민과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추진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큰 가운데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동구 서부초등학교 학부모 50여명은 9일 학교 운동장에서 특별기여자 입학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 학교에는 지난 7일 동구 서부동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운데 초등학생 28명이 입학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 마음놓고 보낼 수 있는 대안을 달라’ ‘외국인학교도 고려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집단행동을 펼쳤다. 시교육청이 TF팀을 구성하고 이날 학교배치 방안 협의 등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데 따른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 학부모는 “편견 때문이라거나 완강히 반대한다는게 아니다. 서부초는 조만간 입주예정인 대단지 아파트가 있고 이미 일부 학년은 과밀학급”이라며 “지역민들과는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밀실행정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구청과 울산시 홈페이지 등에도 아프간 특별기여자 정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시 홈페이지의 시민 다듬이방에는 아프간 특별기여자 동구 정착과 관련해 ‘분산 배치’를 요구하는 시민제안이 올라와 3일만에 3000여명이 넘는 공감을 얻었다. 시는 30명 이상이 공감할 경우 부서가 답변을, 200명 이상 공감을 얻을 경우 토론장 의제화 해야 된다.

반면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를 보호하고 울산 정착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울산지부 등 울산 53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한다.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따뜻하게 맞이하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난민 보호를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노력, 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를 선택한 이들이 조금이나마 평화로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공동체 의식으로 보듬어달라”고 밝혔다.

한편 동구는 이날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교육청도 향후 이들이 배정될 해당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어 특별 기여자 정착 지원 취지와 학교 지원 방안 등을 설명할 방침이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