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시각]‘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부울경 메가시티 청사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출범시킬 예정인 특별지방자치단체(이하 메가시티) 청사의 소재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했다. 메가시티 청사를 놓고 부울경이 열띤 유치전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첫 특별지자체 청사를 보유한 지역이 된다는 상징성이 크고 주변 지가 상승 등 경제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울경 3개 시·도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며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경남·울산 3개 시도의회의 부울경광역특별연합 구성 관련 특별위원장과 상임위원장 등 각 시도의회별로 2명씩 구성된 6명의 대표단은 지난 10일 양산에서 회동을 갖고 쟁점사항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이날 회의에서 △광역연합의회 의원 정수는 부울경 각 9명, 전체 27명으로 한다 △청사 소재지는 부산·울산·경남의 지리적 가운데로서 중심이 되는 지역에 두기로 결정한다 △청사 소재지와 의원정수는 일괄하여 합의하고, 규약안에 반영한다는 등 3개항에 합의했다.
부울경 3개 시·도 모두 청사 유치를 강렬히 희망하지만 어떤 결정이나 전략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청사 소재지 결정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이 문제가 특별지자체 단체장과 통합의회 의장 결정과도 연계된 문제여서 3개 시·도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채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출범 예정인 부울경 메가시티 청사 위치를 두고 경남에서는 김해와 양산, 창원이 유치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남에서는 양산시와 김해시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다. 두 지역이 3개 시·도 중간 지점에 있다는 입지 조건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대표단이 지난 10일 양산에서 회동을 갖고 쟁점사항을 논의한 결과 청사를 부울경 중심에 두기로 합의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일단 선제적으로 청사 유치를 선언하고 나선 지자체는 김해시다. 이어 양산시도 청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갖고 “메가시티 청사가 경남에 위치하되 부산과 울산을 다 접하고 있는 양산시로 정해졌을 때 위치 선정에 따른 논란 해소는 물론 부산시와 울산시의 합의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였다.
부산은 경남도나 울산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기장군 등이 후보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기장군 역시 중심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 역시 지금까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지만, 내심 울주군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사실 특별지자체 단체장이나 통합의회 의장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청사 유치는 현실적인 실익이 크다 보니 3개 시·도에서 치열하게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제권을 구축할 목적으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초광역권 통합·협력 모델이다. 부울경 시도지사와 의회 의장들은 늦어도 현 정권의 임기 내에 메가시티 출범이 가능하도록 책임감을 갖고 타협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며 협치를 보여야 한다. 김갑성 양산·기장본부장 gskim@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