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도로에 바람길 연다…온도·미세먼지 낮춰

2022-02-14     이왕수 기자
울산지역의 주요 도로변에 바람길을 열어 도심 열섬현상을 일부 완화하고 대기오염물질을 저감시키는 사업이 올해 상반기 본격화된다. 외곽 산림지역에서 불어오는 맑고 찬 공기가 도심으로 확산돼 온도와 미세먼지 농도를 동시에 낮출 전망이다.

울산시는 바람 생성지역과 연결·수혜지역을 감안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주요 도로변에 대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산업로·염포로(총 9.1㎞), 번영로(0.7㎞), 처용산업로(3.9㎞), 회야강 하구 도로(1.6㎞), 혁신도시 중앙도로인 그린애비뉴(약 7㎞) 등이다. 총 사업비는 약 80억원가량이다.

이번 사업은 신불산·대운산·문수산·무룡산·백운산 등에서 불어오는 차갑고 깨끗한 바람이 도심에서 정체되지 않고 원활하게 확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된다. 독일 기상청이 개발한 과학적 기법 등을 활용한 종합 분석 끝에 사업 대상지가 선정됐다.

사업은 기존 가로수 녹지에 연결숲 형태의 수벽과 거점숲을 조성해 대기오염 확산을 막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번영로의 경우 중앙분리대에, 나머지 도로변은 차도와 접하고 있는 인도에서 사업이 추진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보도 내 온도가 약 4.5℃ 내려갈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도시숲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증진방안’에 따르면 일종의 수벽인 보도 내 하층 숲을 조성할 경우 미세먼지(PM-10)는 32.6%, 초미세먼지(PM-2.5)는 15.3% 저감된다.

지역 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지난 2015년 46㎍/㎥에서 지난해 30㎍/㎥으로, 초미세먼지는 같은 기간 25㎍/㎥에서 15㎍/㎥로 저감됐는데, 사업이 완료되면 대기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시는 회야강 하구 도로변과 혁신도시 그린애비뉴에 대해선 이달 말께 착공하고, 산업로·염포로·번영로·처용산업로 사업의 경우 입찰 과정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께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구간별 공사 기간은 짧게는 50일, 길게는 120일이다.

한편 울산시는 산림청이 주관한 공모사업을 통해 지난해부터 총 200억원(국·시비 각각 100억원)을 투입해 도시바람길숲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온산·장현지구에서 사업을 완료했고, 조만간 효문지구 사업을 진행한다. 주요 도로변을 포함해 총 1만4500그루의 나무를 심어 경유차 약 308대가 연간 내뿜는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