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으로 다품지 못한 생각 3권 책으로 집대성
2022-02-15 홍영진 기자
<한국어 화용과 담화>는 화용론, 국어 담화 특징과 담화 구조, 담화표지, 담화교육, 사회언어학적 면에서의 성과 담화의 특성을 다뤘다. 임규홍 교수는 말할 때 나타나는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는 담화표지를 포함한 모든 표지나 소리도 나름 어떤 구실(기능)을 한다고 믿었다. 이번 책은 이에 대한 평생의 연구를 담은 것이다.
<한국어와 한글-소리 글꼴 뜻>은 ‘언어는 자의적인가’라는 물음에 저자 스스로 답하는 내용이다. 임 교수의 결론은 “언어는 자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글의 글꼴에는 소리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글꼴에 맞는 뜻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라며 “글꼴과 소리와 뜻이 모두 상통하는 것은 세계 어떤 언어와 문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라고 했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강조한 것이다.
<속소리 단소리 군소리>에는 ‘사십 년 강단을 내려오며 써내려간 삶의 결’이라는 부제가 붙는다. 76편의 짧은 글 속에는 교수로 살아 온 40년을 돌아보며 이 세상에, 이웃에게 해주고 싶은 말,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오는 2월 말 정년을 앞둔 임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무엇을 남기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도 잘 알고 책 공해에 하나 더 혹을 붙이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공부한 걸 정리하고 싶었고 논문으로 다 내지 못한 생각들을 책으로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태어난 임규홍 교수는 배달말학회 회장, 한국어문학회 부회장, 담화인지언어학회 부회장 및 윤리위원장, 우리말글학회 등 여러 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