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재난문자 ‘단순 교통사고→주유소 대형화재’ 오보 소동

2019-12-16     차형석 기자

승용차 타이어 터져 연기난것
차량 화재로 오인해 문자발송
소방차 12대 대거 출동한데다
운전하던 시민들도 혼란 겪어
지자체 긴급문자 재점검 필요

울산 남구가 단순 교통사고를 대형 화재사고로 잘못 판단해 시민들에게 긴급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등 소동이 빚어진 것과 관련 지자체 긴급재난문자 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울산 남구 신정동(남산로 322) 크로바아파트 인근 주유소 앞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도로와 인도 경계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승용차 타이어가 터지면서 연기가 발생했고, 차 안에 타고 있던 산모가 놀라 병원으로 이송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인명·물적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도 얼마 뒤 철수했고, 경찰도 사고로 판단하지 않아 발생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구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크로바아파트 SK주유소에서 화재 및 교통사고 발생”이라는 긴급 안전 안내 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해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승용차 타이어가 터져 연기가 난 것을 차량 화재로 오인한 것이다.

소방당국도 이 안내 문자를 받고 나서 재차 출동해 소방차 12대 등을 대거 투입했다가 다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굳이 출동 안해도 되는 소방력을 낭비한 셈이다. 무엇보다 구청에서 긴급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여기저기 알아보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남구는 30분 뒤인 오후 7시께 “크로바아파트 SK주유소에서 화재 발생은 없었으며, 교통사고 상황도 종료됐다”고 재차 문자를 보내며 오인한 것을 시인했다.

남구 관계자는 “당시 신고를 받은 당직자가 주유소 인근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해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며 “결론적으로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낸 실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 또 지자체와 소방당국간 소통과 유기적인 업무체계 구축, 담당자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긴급재난문자는 정부나 지자체가 재난이 예상되거나 발생했을 때 시민들에게 발송하는 문자메시지다. 당초에는 행정안전부가 일괄 발송하는 형태였으나 지난 2017년 7월24일부터 광역자치단체로 업무가 이관된 뒤 올해 9월12일부터는 기초단체까지 확대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