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산다, “한국은 안전한 나라…둘째 임신·귀화 준비중”

2022-02-21     정세홍
필리핀 출신의 히엘코 레베카(35)씨는 올해로 한국생활 5년째를 맞았다. 지난 201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후 필리핀 직장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와서 생활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낳은 첫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레베카씨는 “한국은 TV로는 많이 접했지만 직접 온 건 처음이었다. 당시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도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며 “모르는 곳이라서 두려움이 있었고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이를 갖기 전 한국은 코로나가 없던 시기였다. 다문화센터를 통해 함께 모여서 한글 공부도 하고 주변 외국 친구들과 만나 여가도 즐기고 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그런 것들이 방역대책 일환으로 모두 중단됐다. 인터넷교육으로 바뀌었지만 육아를 하면서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베카씨는 “한국에서는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도 미리 알 수 있고 사람도 엄청 많아 놀라웠다. 그런데 버스 안에서 모두 조용해 처음에는 대화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며 “한국 사람들이 밥 먹을 때 찌개에 숟가락을 함께 넣는 것도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됐다”고 말했다.

특히 레베카씨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가보지 못하는 점과 필리핀 국적으로는 외국에 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제한돼 아쉽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 사태 초기에 아이를 가졌고 벌써 22개월이 됐다. 고향에 가본지 너무 오래돼 막상 혼자서라도 가보려고 해도 필리핀도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부모님처럼 잘 대해주신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도 가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또 남편과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가려고 하니 필리핀 국적으로는 갈 수 있는 나라가 많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레베카씨는 앞으로 둘째를 가질 계획과 귀화 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베카씨는 “32살에 결혼을 했는데 필리핀에서는 조금 늦은 시기다. 평균수명이 짧다 보니 결혼을 서두르는 것 같다”며 “늦기 전에 남편과 상의해 둘째를 갖고 싶고, 한국에서 살기 위해 귀화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좋은 나라이고 안전하고 시스템도 빠르다. 울산도 부족한 점은 크게 없는 것 같다”면서도 “공기는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동네에 외국인들이 많은데 잘 돼 있지만 치안이나 안전 쪽으로도 보강이 좀 더 됐으면 한다”고 바램을 전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