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시계 ‘앙부일구’ 3점 보물 지정

2022-02-23     홍영진 기자
국립경주박물관의

조선의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 3점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020년 미국에서 들여온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앙부일구와 국립경주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에 있는 앙부일구를 모두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앙부일영’(仰釜日影)이라고도 하는 앙부일구는 조선시대 천문사상이 담긴 과학문화재다. 솥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세종 16년(1434) 장영실, 이천, 이순지 등이 왕명에 따라 제작해 종로에 있던 다리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했다.

다만 조선시대 전기 앙부일구는 남아 있지 않으며,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유물 3점은 모두 1713년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겉면에 ‘북극고 37도 39분 15초’(北極高 三十七度 三十九分 一十五秒)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안쪽에는 북극으로 향한 그림자침인 영침(影針)이 달렸다. 15분 간격의 시각선과 계절과 절기를 알려주는 눈금도 있다. 앙부일구 세 점은 재질이 모두 황동이다. 무게는 4.5㎏ 안팎이며, 지름은 24㎝를 조금 넘는다.

현존하는 앙부일구는 10점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또 다른 앙부일구가 1985년 처음으로 보물이 됐고, 이번에 세 점이 추가로 지정되면서 보물 앙부일구는 총 4점으로 늘었다.

한편 문화재청은 앙부일구 외에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보유한 ‘자치통감 권266~270’과 조선 후기 불상인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를 보물로 지정했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