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기관지·폐렴 유발 RS바이러스 요주의
2022-02-23 전상헌 기자
◇만 2세 이하 대부분 경험
RS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늦가을에서 겨울까지 유행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영아나 소아의 세기관지염과 폐렴이 주요 원인으로 소아의 가장 중요한 호흡기 병원체다. 생후 3~4개월 내 영아기에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 특이하다.
명칭은 ‘RS바이러스’로 거창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바이러스로 부엌 조리대나 장난감, 수건, 담요나 이불, 사용한 휴지 등과 같은 물건들에서 몇 시간이나 살아 있다. RS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물건에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이 때문에 가족 구성원의 숫자가 많거나 어린이집·유치원 등과 같은 집단 활동이나 생활을 하는 영·유아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잘 감염될 수 있다.
전염성도 매우 강해 유행 시기에는 영·유아 절반가량이 감염을 경험한다. 만 2세까지 대부분의 소아가 발병을 경험했을 정도다. 어린이집·유치원같이 노출 위험이 높은 곳에서는 RS바이러스에 한 번도 노출된 적이 없는 경우 100% 감염된다. 노출 경험이 있으면 60~80%가량이 재감염을 일으킨다.
재감염될 경우 대개 가벼운 증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최초 감염일 경우 대부분 발열을 동반한 코감기와 인두염 증상이 생긴다. 30% 정도가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세기관지염도 발생한다. 입원이 필요한 세기관지염은 45~75%, 폐렴은 15~25%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생후 6주에서 7개월 사이의 영아기에 세기관지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미숙아나 선천성 폐·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면역 결핍증 환자의 경우에는 심한 감염증을 앓을 위험도 있다.
송화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다행스럽게도 많은 기관지 천식 환아들이 영아기에 세기관지염을 앓은 적이 있어 RS바이러스에 의한 세기관지염이 천식으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큰 비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감염되는 RS바이러스는 3~5일 잠복기를 거쳐, 1~2주 동안 바이러스가 배출되지만, 간혹 3주 이상 지속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RS바이러스 증상 감기와 유사
RS바이러스 감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 콧물, 발열이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지만, 점점 기침이 심해지고 가래가 끓고, 쌕쌕거리거나 헐떡일 수도 있다.
감염 여부 확인은 신종코로나 검사처럼 흔히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잘 알려진 비인두용 도말검사로 진단한다. 비인두용 도말검사는 환자의 콧구멍을 통해 면봉을 삽입해 코와 목 뒤쪽 점막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확진 여부를 판별하는 검사다.
현재 RS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증상 위주로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한다. 증상에 따라 수액공급, 해열제 투여 등이 이뤄진다. 영유아의 경우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입원 치료를 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없지만, 미숙아와 같은 고위험군에서 RS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RS바이러스에 대한 단클론 항체인 시나지스를 유행기 동안 선택적으로 투여한다.
이 주사제는 1년에 최대 5회 투여할 수 있으며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 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월~3월(RS바이러스 유행 계절)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 △RS바이러스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 등을 제외하면 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이다.
송 전문의는 “RS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또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가 아프다면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가정에서 보육하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의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