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로 쓰러지는 일, 남일 아냐” 의료진 한계

2022-02-23     정세홍

울산에서 최근 1000명대가 넘는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의료진들의 체력 부담 등 고충이 커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22일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방역체계가 바뀌고 확진자가 늘면서 PCR 검사를 받는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하루 평균 선별진료소를 찾는 인원이 500~600명 수준이었는데 지난 21일에는 두배인 1100명을 넘어섰다.

남구보건소에서는 기존 선별진료소에 PCR 검사를 위주로 하는 상시선별진료소까지 개소했지만, 밀려드는 검사 인원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방문자 중에서 누가 PCR검사를, 누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할지도 구별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보건소 의료진의 몫이다.

남구는 물론 중구나 북구 등 다른 선별진료소에서도 검사를 받기 위해 기본 1시간은 대기해야 할 정도다.

한 보건소 직원은 “일부 직원들은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고 체력적인 부담을 겪고 있다”며 “감염 위험에도 더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체력적인 부담은 물론이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쌓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울산에서는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PCR 검사 결과 문자가 잘못 전송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시민 A씨는 “지난 20일 아들 친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저도 증상을 느껴 PCR 검사를 받았다. 지난 21일 검사 결과가 문자로 전송됐는데 첫 번째는 양성이라고 하더니 두 번째는 음성이라고 했다가 세 번째는 또다시 양성이니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를 하라고 했다”며 황당해했다. 이 보건소는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문자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문자 발송이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무지 업무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경기 시흥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진이 과로로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해 울산 의료진들도 “남 일 같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의료진들의 체력부담 등 문제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인력이 부족한 곳은 추가 배정을 하려 한다. 최대한 많은 인력이 투입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