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의 시조산책(38)]첫눈 - 김광순

2019-12-17     경상일보

먼 훗날 잊어버릴까 한낮에 잠깐 오셨나
올올이 분홍 살갗, 젖은 볼을 만지며
연필로 받아쓰다가 놓쳐버린 내 스무 살

‘첫눈’ 앞에서는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적막처럼 조용히 다가와 서서히 멀어진다.

사라지는 순간마저 부디 잊지말라며 새 하얀 여운을 남기고 돌아선다.

발그레한 볼을 어루만지며 기다리던, 고이 접은 그 날의 추억 한 조각. 스무 살 시인의 그 날처럼 새삼스레 지난 날이 오버랩 되니, ‘첫눈’ 앞에서는 누구나 그렇게 된다. 김정수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