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코로나분만병원 지정에 오갈데 없어진 산모들

2022-02-25     정혜윤
자료사진

울산의 한 여성병원이 ‘코로나19분만 특화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오는 3월1일부터 운영 예정이지만 기존 내원하던 임산부들은 당장 병원을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 당혹감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구의 A 여성병원은 지난 18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코로나19분만 특화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이에 A 병원은 지난 20일 병원 카페에 “코로나 확진자 중 임산부의 수가 갑자기 폭증하다 보니 긴급하게 코로나19분만 특화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고, 불가피하게 일반 환자나 일반 산모의 진료는 중단하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A 병원의 코로나19 분만특화거점 전담병원 지정으로 울산 등 인근의 코로나 확진 임산부들의 의료 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진 울산에 신종코로나 확진 임산부들이 응급 분만을 할 수 있는 병상이 4개 뿐인 등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분만 특화거점 전담병원 지정으로 A 병원에서 기존 진료를 받았던 임산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음압병실 공사 등으로 24일까지만 진료를 받고 이후 병원을 비워야해 수술과 조리원 예약이 돼 있던 임산부들은 오갈 데가 없어진 상황이다.

병원과 맘카페에서는 A 병원의 산모들과 조리원에 있던 임산부들의 걱정과 질문이 줄을 이었다. 한 산모는 “코로나19 확진 산모들이 출산할 곳이 없다고 하니 그 마음도 이해가 가고, 현재 출산일이 얼마 안 남은 저는 당장 어떻게 해야되나 싶고…”라며 불안해했다. 임신 37주 차인 한 산모는 “병원 조리원만 예약해뒀는데 나가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근처 조리원 방을 찾았지만 자리가 없어 예약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 병원 임산부들은 인근 여성병원들로 전원 과정을 안내받고 있다. 인근 B 병원 관계자는 “21일 급하게 연락을 받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산모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조리원 등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지만 정확한 환자 연계가 완료된 뒤에는 어떻게 될지 예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A 병원 관계자는 “전원 과정과 병원 정리로 현재 병원도 정신이 없다”며 “코로나19 분만특화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은 됐지만 환자 배정과 정확한 운행 방식 등 협의는 중수본에서 이뤄져 세부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정혜윤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