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7)]우리말 어원
근래 ‘욜드’라는 신조어가 있다. 욜드(YOLD)는 Young과 Old의 합성어다. 65~79세 사이를 상징하는 ‘젊어진 노인층’을 표현한 단어이다. 이같이 어떤 말이 생겨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이라 한다. 다행히 우리말 어원을 연구한 <우리말 어원 사전>(조항범, 태학사)이 지난 1월에 발간됐다. 어원 연구는 치밀하게 과거 문헌을 따져보고, 언어학 능력을 배경으로 전문지식인의 탐구 과정이 필요하다. 이 어원사전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해서 소개한다. 지면 관계로 책 내용 중 언어학 측면 연구 과정을 제대로 옮기지 못함을 양해 구한다.
‘가시버시’는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조선어사전>(1938)에 ‘가시밧’이 수록되어 있다. 가시밧+(접미사)-이가 결합하여 ‘가시바시’다. ‘가시’는 아내에 대한 옛말이고, ‘밖’은 사내(남편)의 뜻이다. ‘가시밧’이 ‘가시버시’가 되었는데 ‘아내와 남편’이 낱말의 뜻이다.
‘곶감’은 감을 꼬챙이에 꽂아 말리면 곶감이다. 쫄깃한 육질, 달콤한 맛으로 오랫동안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17세기 문헌에 ‘곳감’이 처음 보인다. 동사 ‘곶다’의 어간 ‘곶-’과 명사 ‘감’이 결합한 합성명사다. 동사 ‘곶다’는 ‘꼬챙이’를 뜻하는 명사 ‘곶’에서 온 것이다.
‘김치’는 절인 채소, ‘딤치’에서 온 말. ‘딤畤, 짐畤, 김畤’를 거쳐 ‘김치’로 변하거나, ‘짐치, 짐畤, 김畤’를 거쳐 ‘김치’로 변한다. ‘김치’가 19세기 문헌에 비로소 보인다. ‘딤치’가 ‘김치’로 변함으로써 한자어라는 색채는 거의 가셨다.
‘비빔밥’은 부비고 비빈, 한 그릇 밥. 무엇보다 여러 재료를 섞어 비빈다는 점이 특징인 음식이다. 19세기 문헌에 ‘부띡밥’, ‘비빔밥’이 나타난다. ‘비빔밥’은 중세국어 ‘비비다’에서 파생된 ‘비빔’과 ‘밥’이 결합한 어형이고, ‘비빈밥’은 ‘비비다’의 관형사형 ‘비빈’과 ‘밥’이 결합한 어형이다. 20세기 초 한글학자들은 ‘부빔밥, 비빔밥, 비빈밥’ 중 표준어로 ‘비빔밥’을 선택했다.
임의로 네 낱말의 어원을 소개했다. 이 책에는 그밖에도 200여 항목의 낱말을 설명하고 있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