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메타버스와 교육의 융합

2022-03-02     경상일보

2016년 ‘AI로봇이 일자리 500만개 없앤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은 자동화로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AI, 데이터 교육과 창의적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된 코딩열풍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당시 대다수의 댓글 반응이 ‘인간들 일자리 다 사라지겠네’라며 미래의 삶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저 기업에 투자해야겠네’로 반응들이 바뀌고 있다. 이렇듯 학생을 노동자 관점인 노동중심의 교육에서 이제는 창의적 노동을 하는 의미 창조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의 삶은 먹고 사는 것에 직결되어 있다. 미래 지능정보사회에서 우리의 먹거리는 어디에 있을까? 자라나는 우리 후세들에게 과연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까? 정답은 바로 가상세계(Virtual World)에 있다고 본다. 요즘 가상시대의 사회·경제활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메타버스(Metaverse), 대체불가능토큰(NFT), 웹3.0에 따른 학습 열기가 매우 뜨겁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교육에도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메타버스의 새로운 직업들을 살펴보면 로블록스 개발자(Game maker), 메타버스 빌더(World Builder), 아바타 의류디자이너, 아바타 드라마PD 및 작가, 아바타 성형외과의사, 코디네이터, 인테리어 전문가, 메타버스판 공인중개사, 아바타 직원 등 새로운 직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또한 P2E(play to earn)시대로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변화 속에 우리 교육시스템과 교육과정은 큰 변화로 거듭나야만 한다. 매우 신중하게, 그렇지만 혁신적 파괴를 통한 체제적 접근(systems approach)으로 미래 지능정보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해 후반부터 지금까지 성인들과 대학생 그리고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를 주제로 많은 강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성인들은 메타버스가 그저 신기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인식해 강의 흥미도가 아주 높았던 반면, 청소년들은 성인들만큼의 반응이 없었다. 또한 같은 내용의 분량을 전달하는데 성인에 비해 3분의1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미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학생들에게 메타버스에 대해 질문하면 모른다고 하지만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을 질문하면 75%이상이 안다고 대답한다. 이렇듯 메타버스에 대해 새로운 정의나 의미도 모른 체 이미 메타버스가 삶속에 녹아든 것이다.

엄지세대 혹은 검지세대라 칭하며 두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세대를 칭하는 MZ세대. 대면주문보다 키오스크를 더 선호하고 전화보다는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MZ세대는 우리 X세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MZ세대에게 아직은 게임으로 더 익숙한 메타버스를 어떻게 교육에 접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이제는 MZ세대를 넘어 C세대(COVID-19 Generation)의 등장이다. 코로나로 인해 태어나 처음 접하는 친구, 놀이, 교육은 물론 선생님까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나게 된 아이들을 뜻한다. 이 아이들이 3~4년 후면 공교육권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런 C세대 아이들은 대면교육보다 비대면 교육이 훨씬 더 익숙하다. 다양한 아바타(multi persona)를 통해 가상세계에서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학습도 하고, 경제활동도 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교육현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시대적, 사회적, 상황적 맥락을 융통성 있게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적절히 혼합되어 재미, 동기, 도전, 성취, 보상 등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수업이 가능한 통합적 교육환경 제공을 위한 연구와 노력들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학기 새로운 학생들과의 만남에 설레지만 메타버스와 교육을 어떻게 융합시킬지 지금도 나는 고민중이다.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학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