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민 태극기 게양률 저조…3·1절 의미 퇴색

2022-03-02     정세홍
울산지역 공동주택 등 일반 가정에서 국경일 태극기 게양 참여율이 극히 저조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찾은 남구의 한 아파트. 1개동 80여가구의 아파트 중에서 태극기를 게양해 놓은 가구는 고작 8~9곳에 불과했다. 전체 400여가구인 이 아파트의 다른 동을 둘러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울주군의 한 아파트에서도 1동 50여가구 중 단 7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했다. 1개동 아파트에서 가장 많이 태극기를 게양한 곳이 10여곳에 불과할 정도로 참여율이 저조했다.

관공서 주변이나 주요 간선도로변에 국경일임을 알 수 있도록 많은 태극기가 걸려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울산 각 지자체는 3·1절을 앞두고 1~2주 전부터 기념 분위기 조성과 시민들의 참여 유도를 위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였다.

행정복지센터는 물론이고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단체 주도로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여는가 하면 일부 아파트 앞에서는 태극기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또 공동주택 자체적으로 방송이나 안내문을 통해 입주민들에게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태극기 게양 참여율은 매우 저조하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나 주민단체 주도의 태극기 달기 운동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3·1절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 채 공휴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안타까움도 나온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3·1절을 기념해 20세 이상 성인 남녀 1200여명에게 태극기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60.5%)은 태극기를 구비하고 있었지만 39.5%는 없다고 응답했다.

또 태극기를 갖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에게 태극기 게양을 잘하고 있는지 질문한 결과 28.2%가 꼭 지킨다, 될 수 있으면 게양하려고 노력한다는 응답이 45.9%를 차지했다. 반면 갖추고도 게양한 적이 별로 없거나 게양해본 적 없다고 밝힌 응답자도 25.9%나 됐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