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고려인 유학생 윤막심씨, “모국 지키려 군대간 친구들 가장 걱정돼”

2022-03-04     차형석 기자
“군대에 간 (우크라이나의)제 친구들도 싸우기 위해 키이우(키예프)로 갔어요. 하루 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하네요.”

울산과학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윤막심(22)씨는 3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 군대에 간 친구들에 대한 걱정과 함께 조속한 전쟁 종식을 염원했다.

막심씨는 지난 2017년 8월 부모와 남동생과 함께 고향인 우크라이나의 작은 도시 미콜라이우를 떠나 한국에 왔다. 그의 부모는 광주의 한 공장에 취직했고, 막심씨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후 2년 전 울산과학대에 합격해 3년째 다니고 있다. 5년 전 우크라이나를 떠나 한국에 왔으나 우크라이나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모국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고향에는 80세가 넘은 그의 조부모가 여전히 살고 있다.

막심씨는 “전쟁이 나고 나서 바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연락을 했는데 다행히 그 동네는 별일이 없었다. 계속 전화를 하며 연락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떠나 다른 나라로의 피신도 고려했는데, 지금은 너무 위험해 고향에 계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침공 사태에 대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싸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며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들 지역 친러 성향의 주민들을 이용해 전쟁 명분을 만든 것 같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어 “할머니와 통화를 해봤는데 ‘전쟁은 최소 한 달 가량 계속될 것’이라고 했고, 우크라이나군이 물러서지 않고 계속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며 “모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모든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힘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물질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다른 나라들까지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막심씨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에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으며, 할머니, 할아버지도 한국으로 데려올 계획”이라며 “졸업 후에는 한국어 등 3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장점을 살려 호텔업종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