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 개업 망설이는 울산 공인중개사들
2022-03-09 석현주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주택 거래절벽으로 울산지역 부동산 공인중개업계의 시름이 깊어졌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인기 직종으로 각광받으며 공인중개사시험에 역대 최대 인원이 응시하기도 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8일 울산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울산지역 내 개업 공인중개사는 총 2202명으로 전년(2139명)대비 63명(2.9%) 증가하는데 그쳤다. 앞서 2020년에도 1년간 36명 증가했다. 2020년(234명)~2021년(427명) 2년간 울산에서 660여명의 공인중개사 신규 합격자를 배출했으나, 2년간 개업 공인중개사 증가 인원은 99명에 그쳤다. 2014년~2015년의 경우 1년새 200명씩 개업 공인중개사 증가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 상당수가 개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절벽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울산의 주택 매매량은 총 999건으로 전년 동월(1755건) 대비 43.1% 감소했다. 지역내 개업 공인중개사가 22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역 부동산 중 절반 이상이 한 달 동안 단 1건의 거래도 못한 셈이다.
울산지역 주택 매매량은 작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2504건에 달했으나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개인 연 소득 범위 이내’로 조이기 시작하면서 9월 1828건까지 떨어졌고, 11월 1819건, 12월 1180건, 올해 1월 999건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거래량은 2019년 2월(905건) 이후 3년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거래량 급감과 더불어 지난해 10월부터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부동산 중개보수가 최대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도 했다.
울산 중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연말에 합격자가 발표된 후, 1~3월에 개업을 많이 하지만 올해는 뜸하다. 주택거래가 침체되다보니 개업도 망설이는 것 같다”면서 “작년 상반기에는 재개발지역 내 분양권 거래 등 거래가 제법 있었지만, 올해는 극심한 거래 절벽을 앓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적어도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5월까지는 지금과 같은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규제 숨통이 트이고, 가격이 안정화되면 거래량은 늘어날 것”이라면서 “부동산 개업 초기창업 비용이 크지 않은 만큼 업황 개선되면 개업부동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