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예측하는 미래 국제사회

2022-03-10     홍영진 기자

코로나 팬데믹 2년. 확진자의 폭증과 함께 정점으로 치닫는다. 얼마전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지구촌 질서에 대한 세계인의 신념이 뿌리째 흔들렸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제20대 대선을 마무리했다. 승패에 대한 정치권과 유권자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6월초 지방선거전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은 새로운 혼돈을 예고하고 있다.

광대한 흐름 속에서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과거와 현재를 통찰해 미래를 가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같은 조바심과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갈시키는 신간을 소개한다.

◇반전의 한국사

그 동안 우리가 배운 ‘국사’는 한반도라는 특정 공간, 한민족이라는 특정 민족의 시각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서술한 것이었다.

국사학자인 저자 안정준은 이를 벗어나 3~13세기 동아시아 속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시대 다양한 지역과 국가 사이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그곳에는 사이좋은 삼국도, 정직하고 평등한 외교도, 위대한 한민족의 후예도 없었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의리와 명예를 위해 합치고, 권력과 생존을 위해 투쟁했다.

끊임없이 변하는 힘의 관계 속에서 생존과 이익을 위한 암투와 혈투, 책략과 모략이 넘쳐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가득하다. 웅진지식하우스. 안정준 지음.

◇제국의 시대

천년 영화의 로마제국, 너무나 짧았던 몽골의 영광,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독일, 엇갈린 운명의 100년 전 동아시아, 현재의 세계제국 소련·미국·중국까지 이 책은 아홉개 제국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사건과 인물을 추적한다.

인류의 역사에 영원한 제국은 없다. 도대체 무엇이 제국의 운명을 바꿔놓았을까. 시민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저자 백승종은 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제국사의 패턴을 포착하고,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 전망한다.

그는 “기후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지각 변동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사. 백승종 지음.

◇국경전쟁

국경을 맞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는 2006년 ‘움직이는 국경’을 법제화하기로 합의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놓인 몰디브 같은 태평양 섬나라들 국경은 지금도 조금씩 움직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들 섬나라에 거대한 준설 프로젝트로 인공섬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관심은 그들 나라 주변 대륙붕과 영해의 자원에 있다.

영국 런던대 지정학 교수인 클라우스 도즈는 “국경이란 살아 있는 것이며, 자연의 변화가 가져오는 복잡한 현실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원 채굴권을 놓고 해저에서도 영토 다툼과 지정학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대규모 인구이동이 진행될 것이며, 지금보다 더 악랄한 반이민 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래의창. 함규진 옮김.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