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시립미술관 활용하기
올해초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해 우리지역도 공공미술관을 가지게 되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입지적 제약요인으로 타지역 미술관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중구 원도심지역에 위치하고, 접근도로 규모 등이 휴먼스케일로 조성돼 방문객의 접근이 용이하며, 동헌 등 문화재자원과 인접해 장점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개관 이후 많은 시민이 가족단위로 방문했다는 기사를 보면, 그동안 시민의 문화여가 향유수요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미술관은 미술에 관해 수집 및 보존, 전시 및 공개, 조사 및 연구, 교육 및 보급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술관이 예술과 관련되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특정계층이 활용하는 접근하기 어려운 시설이라고 인식했으나 점차 누구나 이용가능하고 기능 또한 대중적으로 변화됐다.
이에 따라 소장품 중심으로 운영되던 미술관이 현대에 들어 이용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능을 더하고 나아가 지역 문화의 정체성과 역사를 확립해나가는 시설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많은 지역이 공공미술관을 개관했고 울산지역 또한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앞으로 복합문화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미술관 기능 강화를 위해 수집, 전시, 연구, 교육, 홍보, 아카이빙을 위한 전문인력의 유입과 양성이 필요하다. 미술관 고유 업무의 매우 특수한 분야뿐 아니라 지역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기획이나 방문객에게 쉽게 다가가 안내하고 함께 즐기는 전략수립, 프로그램 발굴과 운영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교통여건의 변화로 타 지역과의 시간거리가 짧아졌고 코로나 상황은 많은 온라인 전시나 언택트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해 타 지역의 다양한 복합문화 향유의 경험을 손쉽게 해준다. 따라서 대중의 수요를 잘 반영하고 매력있으면서 지속적으로 활용성이 높은 경쟁력있는 울산시립미술관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반적인 분야에서 전문성의 확보가 필요하며, 전문가의 유입과 활용, 자율성을 터부시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규모가 작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술관 인근의 동헌, 객사터, 문화의 거리, 태화강 등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고 외부공간의 특성을 잘 반영해 전시기획과 홍보, 공연, 참여활동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 미술관내 일부 전시실이 동헌 전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이 이미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대해 미술관 옥상과 외부공간을 동헌과 연계하고 전시장으로 활용하거나 미술관 전시테마를 원도심 및 문화의 거리에서부터 연결할 수 있도록 가로공간을 정비하고 야외 미술설치의 장이나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술관시설이 독립된 시설이 아닌 중구 원도심과 자연스런 동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가로와 주요 지점을 테마화할 경우 시립미술관의 입지특성을 충분히 활용한 차별화된 문화거점화를 기대할 수 있다.
미술이라는 전문분야로 인식되는 자원이 대중에게 확대되고 자연스런 문화향유의 여건이 마련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특정 시설이 지역에서 기능을 확립하고 인접지역과 연계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 조성과 비물리적 콘텐츠 발굴·운영, 인적자원의 양성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울산시립미술관이 인근의 지역자원과 잘 연계된 원도심 문화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시민의 문화향유 즐거움을 위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해 언제든 자연스럽게 방문해 관람과 휴식, 쇼핑, 여가활용 등 일상생활화되어 생활 속의 미술관, 일상적 공간으로 지속되길 기대한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