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영의 미술산책(66)]비대면 전시관람 ; MMCA 디지털 전시관
비대면 만남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컨텐츠 또한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어색하기만 했던 화상회의와 원격강의가 익숙해지면서, 물리적 거리감이 주는 불편함이 해소되었다. 물론 대면하면서 표정을 읽고 소통하는 것만큼이야 명확하겠냐만, 오히려 평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작가와의 만남도, 더 멀리 있는 해외작가와의 만남도 훨씬 수월해졌다.
축제와 전시도 마찬가지다. 축제의 현장성과 회화작품의 질감과 표현의 감동이 현장에 있는 것만큼 와 닿지 않을 수 있으나,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우리가 원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다. 전시회에 가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작가들이 영상을 통해 직접 설명해 줄 뿐 아니라, 설명과 함께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작품의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작품 읽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요즘 대세는 온라인 컨텐츠의 제작과 교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크고 작은 미술관에서 온라인 전시를 시도하고 있는데, 역시 국립현대미술관의 디지털 전시관은 그 이름과 규모만큼이나 다양하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화가 고플 때 그러나 딱히 볼 만한 전시를 찾지 못했을 경우, 혹은 시간상 먼 거리를 가기 힘들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디지털 전시관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디지털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이미 진행했던 전시를 포함해 700건이 넘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관장이 들려주는 소장품 이야기, 큐레이터 전시해설, 강의&학술토론, 작품&작가, 오늘 이작품 등 여러 카테고리와 함께 조건과 취향에 따라 맞춤검색도 가능하다. 이 기능은 관람했을 때의 만족도를 더 높여준다. 지난해 열렸던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장 입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서도호의 카르마를 360° VR영상으로 관람할 수도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