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이는 암환자 건강관리, ‘암 극복’ 긍정적 생각과 의지가 가장 중요

2022-03-16     전상헌 기자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통계에 등록된 2021년 12월 기준 한국 암 환자 수는 25만4718명(남성 13만4180명·여성 12만538명)이다. 전년보다 8844명 증가했다. 이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암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유병자 역시 215만여 명으로 전년보다 14만여 명 늘었다. 국민 25명당 1명이 암유병자라는 의미다.

기대수명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로 남성(80세)은 5명 중 2명(39.9%), 여성(87세)은 3명 중 1명(35.8%)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주변에 암 환자가 없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흔한 상황이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장기생존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은 70.7%로 10년 전 65.5%보다 높아졌다. 암 환자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지 이지환 보람요양병원(부원장) 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금연·금주는 필수

다른 환자도 마찬가지지만, 암 환자는 특히 금연과 금주가 중요하다. 담배와 담배 연기에는 최소 69가지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은 폐암, 췌장암, 간암, 인·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신장암, 대장과 직장암 등 각종 암의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연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흡연할 때 담배에 손가락을 입에 가까이 가져가기에 코로나 감염 위험도 높다. 암유병자의 지속적인 흡연은 원발암의 재발과 2차암의 발생 위험은 물론 사망률도 상승시킨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도전할 때 12개월 금연 성공률은 10% 미만일 정도로 성공 확률이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금연 치료제의 도움을 받으면 금연 성공률이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1년간 금연에 성공하면 장기간 금연 성공률이 80~90% 이상으로 금연 성공률이 높아진다.

이지환 보람요양병원 외과 전문의는 “알코올도 대표적인 발암물질 중 하나로 구강암, 인·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암 유병자의 사망은 물론이고, 재발과 2차암의 발생위험을 높이기에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서적 유대 항암치료에 효과

금연·금주 못지 않게 필요한 것은 채소와 과일, 잡곡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여기에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중에는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입안 통증 등으로 식사가 힘들고, 암 유병자의 흔한 증상인 피로, 무력감, 통증 등으로 본인이 챙겨서 먹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전문의는 “흔히 암 치료 중인 환자에게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중에 ‘잘 먹고 잘 쉬시고 운동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암 환자들은 하루 세끼 이상 먹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가정에서 도움을 받기 힘든 사람은 동병상련을 겪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항암치료를 하면 정서적 유대감을 가지면서 치료와 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혼자서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던 것들도 여러 사람과 함께하면 의욕이 생기고 억지로라도 하게 된다. 가정에서 더욱 치료에 대한 부작용에 빨리 대처할 수 있고 면역요법도 추가로 할 수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암의 재발과 사망률을 낮추고 2차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암 환자에게 필요한 운동은 주 5회, 하루 30분 정도 중증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중증도 운동은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하기 등 중간 정도 힘들게 움직이는 활동으로 평소보다 숨이 조금 더 차게 만드는 활동이다.

이 전문의는 “암에 걸렸다는 소릴 들으면 충격에 빠지고, 치료 중에도 더 나빠질까 봐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체 암 생존율은 70.9%로, 암을 정복하지는 못했으나 새로운 치료제와 방법들도 계속 개발되고 있어 희망의 끈을 놓을 필요는 없다”고 희망을 전했다.

이어 이 전문의는 “긍정적인 생각과 암을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암의 치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생존율에도 차이를 보인다”며 “부작용이 있다고 겁을 먹거나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되고 암을 이겨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