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댄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울산서 전지훈련...“첫 국가대표로 선발, 메달 획득은 의무”

2022-03-16     전상헌 기자

“브레이킹이라는 종목의 첫 국가대표. 상당한 영광이죠. 그만큼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도 들고요. 노력한 결과를 모두 쏟아내고 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 결과의 성과물로 메달도 가져오고 싶어요. 그게 첫 국가대표가 된 저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국가대표로 선발된 비보이(Bboy)와 비걸(Bgirl)이 브레이킹 국가대표팀 초대 코치로 선임된 소재환 카이크루 대표의 주무대인 울산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비보이 김종호(LEON)·최승빈(Heady), 비걸 김예리(YELL)선수를 전지 훈련장에서 15일 만났다.

이들은 오는 18일 전라북도 전주로 돌아가 컨디션 조절 등을 한 뒤 현재 부상 치료 중인 비걸 전지예(Freshbella)선수와 함께 4월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으로 들어간다.

김종호

“선수가 되기 위해 춤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국가대표가 되니까 꼭 메달을 따고 싶어졌어요. 메달 색깔은 상관없지만,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부여가 되는 기회가 되고 싶어요. 그래야 꾸준히 춤꾼으로 살 수 있으니까요.” -비보이 김종호(LEON)

중학교 시절부터 춤이 좋아 15년 동안 비보이 생활을 했다는 최승빈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춤을 추면서 하나씩 나만의 기술과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좋았어요. 경험이 쌓이면서 다치지 않는 방법도 알아가고, ‘교통사고’라는 나만의 기술도 얻을 수 있는 자부심이 생기는 거죠.” -최승빈(Heady)

그는 텀블링하는 것 같은 동작을 하면서 일시 정지해, 풍선 인형 같이 휘날리는 동작을 취하는 그 누구도 선보인 적 없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있다. 마치 ‘교통사고’처럼 보인다고 해 직접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최근 댄스 Mnet 서바이벌 예능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YGX 크루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걸 김예리는 일정상 지난 14일 가장 늦게 울산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전지훈련 첫 시작으로 훈련장이 있는 중구 중앙동에서 태화강대공원 십리대밭교까지 5㎞ 구간 오전 러닝을 가뿐히 소화했다. 그는 국내 20명도 채 되지 않는 비걸 중 대표로 선발된 만큼 강단이 대단하다.

“일단 제 가장 큰 장점은 신체조건이죠. 큰 키에 팔다리가 길어서 음악과 춤 선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기술을 해도 조금 더 화려하거나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아요.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것도 있지만, 무대에 오를 때는 항상 비걸을 대표해서 출전한다는 마음이에요. 아시안게임에서도 반드시 메달을 획득할 거고요. 그래야 일반인들도 브레이킹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이들의 메달 획득을 위해 과거 각종 세계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비보이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알린 레전드 비보이 출신 조성국 감독과 소재환 코치가 든든히 버티고 있다.

“저희는 선수들이 힘들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이죠. 각자 연습한 방식이 달랐기에 조화를 이루면서 훈련방식을 체계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겁니다. 한국 브레이킹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부상 없이 대진운만 따라주길 바랄 뿐입니다.” -조성국 감독·소재환 코치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