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활성화, 체류형 관광에서 시작해야]투자심리 기지개…철 지난 규제부터 손봐야

2022-03-21     이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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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산악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영남알프스가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가지산·간월산·신불산 등 영남알프스 1000m 이상 9개 산을 등반·인증하면 받을 수 있는 기념은화 사업이 전국적으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름값을 올리고 있다.

지금의 활기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해선 각종 관광 아이템 발굴과 함께 체류형 관광이 절실하다. 본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방안 등을 짚어본다.


◇투자자 발길 몰리는 등억알프스리, 토지 거래 활발 주목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알프스리 내 토지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 없이는 개인간 거래가 불가능했다. 산악케이블카 설치지구 내 투기적 거래와 급격한 지가 상승을 막기 위한 행정조치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농지원부 취득자 등 일부에 한해서만 토지 거래가 가능하다보니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등억알프스리 전역 2491필지(15.12㎢) 중 총 60건의 토지가 거래됐는데, 대다수가 전답, 임야, 과수원 등이었다.

복합웰컴센터가 자리잡은 등억알프스리는 영남알프스 관광의 출발점으로 꼽히지만 각종 규제와 행정제재 영향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각종 관광시설이 들어서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 울산시가 케이블카 설치예정구역에 대한 투기 우려가 사실상 소멸됐다고 보고 지난 1월1일자로 등억알프스리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기 때문이다.

코로나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등억알프스리 일대 토지를 보러 오는 잠재적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언양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까진 등억알프스리에 관심을 갖는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엔 종종 찾아오고 있다”며 “아직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선뜻 토지를 매입한 경우는 없지만 확실히 관심이 높아지긴 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등억알프스리에서 총 29건의 토지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달엔 온천원보호지구 내 대지 2필지가 거래되면서 투자 심리도 일부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등억온천단지 활성화 막는 각종 규제 해제 필요

등억알프스리 내에 위치한 등억온천단지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는 산악관광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5일 찾아간 등억온천단지는 띄엄띄엄 들어선 모텔을 제외하곤 대부분 공터로 방치되고 있었다. 등억온천단지 내 200여필지 중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숙박시설은 약 50개이고, 음식점, 커피숍, 편의점 등을 합해도 10개 남짓에 불과하다. 개발된 면적이 전체 필지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

단지 내 위치한 석조여래좌상, 간월사지 및 3층 석탑 등 국가·울산시 지정 문화재가 위치해 지주들의 재산권 행사에도 제약이 따른다. 지난 2017년 고시에 따라 문화재청의 개별 심의를 통한 건축행위가 가능하지만 2구역에서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의 높이가 최대 12m이고, 1구역은 더욱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되다보니 사실상 숙박시설을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자연공원법을 적용받는 등억온천단지 내 부지는 수십년 전에 숙박 또는 판매시설 등 용도가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어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현실에 맞게 용도 전환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석기 등억온천상가번영회장은 “단지 내 부지 대부분이 숙박시설로 묵여있는데다 적용받는 규제도 많다보니 개발이 쉽지 않다”며 “사실상 건축행위가 불가능한 문화재 주변을 공공 차원에서 매입해 공원이나 주차장을 만드는 등의 방안도 검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