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의무 해제에 여행업계 생기 돈다

2022-03-23     석현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년여간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마침내 폭발하고 있다.

해외여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21일부터 면제되면서다.

22일 울산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를 발표한 지난 11일부터 신혼여행을 비롯해 골프, 단체 관광 등 다양한 문의가 쇄도하며, 해외여행 심리가 완연하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지역 여행업계는 해외 여행상품 판매 재개에 나서거나,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발표된 지난 주말부터 지역 여행사에 국내외 예약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울산 남구 소재 여행사 대표는 “지난달까지는 문의 전화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주 들어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실제 계약도 이뤄지고 있다. 문의자 대부분이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로, 신혼여행지를 국내에서 해외로 바꿀 수 있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국내 여행을 취소, 해외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여행이 완전 재개된 것은 아니기에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문의 고객들이 ‘어디로 가겠다’고 하기 보다는 ‘현재 갈 수 있는데가 어디냐’는 문의가 많다. 몰디브, 칸쿤, 괌, 사이판 등 지역은 다양하지만, 해외여행이 완전한 회복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 발표 이후 여행문의가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움츠러들었던 여행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려면 확진자도 줄어들어야 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며 일부 항공권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9월 결혼을 앞둔 30대 김모씨는 “몰디브 항공권 가격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200만원 선에 머물던 비즈니스석 가격이 이번주 들어 350만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여행 기대감에다 최근 유가가 치솟았고, 비행편이 많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하나투어는 정부가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지침을 발표한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전후 예약 동향을 살펴본 결과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여행상품 예약은 3200명으로 1일부터 10일까지의 예약 대비 9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예약 비중은 괌, 사이판 중심의 남태평양이 36.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유럽 23.4%, 미주 21.4%로 나타났다. 평소 해외여행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동남아(16.7%), 중국·일본(2.1%)은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항공권 예약도 증가세다. 인터파크투어는 격리 면제 발표가 나온 지난 11일 이래 일주일 동안 해외항공권 예약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월동기 대비 전체 해외항공권 예약이 2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