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현대重그룹, 정기선 체제로
23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내건 정기선 체제로 새롭게 닻을 올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5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율운항기술과 친환경 선박, 수소밸류체인, 스마트 건설기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에 힘찬 시동을 걸고 나선다.
◇정기선 3세 경영 본격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사진)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표로 선임됐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주총에서도 각각 이사 선임 건 등이 승인됐다. 기틀을 다지는 ‘정기선 체제’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2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가 만료된 가삼현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정 사장은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기존 대표인 가삼현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의 건을 포함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5개의 안건이 가결됐다.
가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올해는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라며 “다가올 새로운 50년 해양 모빌리티 시장에서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신규 사업 개발을 통한 사업지주사로의 역할 강화 계획과 고배당정책,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 등의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영업보고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5조4933억원과 영업적자 1조384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미포 지난해 매출 8조3113억·2조8872억 달성
이날 현대중공업도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제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 열린 정기 주주총회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5개 안건이 가결됐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박현정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조재호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각각 선임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8조3113억원, 영업손실 8003억원, 당기순손실 814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 등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울산 본사 한우리회관 대강당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매출 2조8872억여원을 기록했으나 영업 손실은 217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조선 시황 회복세로 수주 실적이 개선됐으나 원자재가 급등, 통상임금 대법원판결 패소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설정, 코로나로 인한 공정 지연 등으로 영업 손실이 났다고 분석했다.
◇‘100년 기업 되기 위해 혁신’…비대면으로 50주년 자축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이라며 “지난 50년이 도전과 성장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을 시작하는 지금은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CES 2022’에서 “1972년 창립된 현대중공업그룹에 2022년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해”라며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지난 50년을 되돌아보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는 ‘도전과 열정의 50년, 새롭게 열어갈 미래’라는 주제의 창립 50주년 특별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전시회는 현대중공업그룹 50년의 발자취와 나아갈 길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보여준다.
또 현대중공업은 창립기념일 하루 뒤인 24일 현대중공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기념 영상과 최고경영자(CEO)와 고객·임직원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상영하며 비대면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정주영 창업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