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젊은도시에서 고령사회로…구체적·심층적 정책 수립해야
2022-03-25 이재명 기자
울산시가 24일 발표한 ‘통계로 본 울산 노인 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시급한 정책은 역시 의료 서비스와 일자리 확보 문제였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서 노인들은 44.7%가 ‘의료서비스 확대’를 꼽았고, 25.3%는 ‘노인 일자리 제공’을 들었다. 나머지 노인들은 ‘소외 노인 지원강화’ ‘노인여가 복지시설 확층’ 등을 희망했다. 그 중에서도 ‘노인 일자리 제공’은 지난 2018년 조사 때부터 계속 응답률이 높아지고 있어 일자리에 대한 노인들의 절실함을 드러냈다. 희망 월평균 임금은 ‘150만~200만원 미만’이 61.1%로 가장 많았고, 희망 직종은 ‘경비 및 청소 관련직’이 42.4%로 가장 많았다.
전국 최고의 제조업 도시 울산이 고령사회에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울산이 더 이상 ‘젊은 도시’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울산은 전국에서 모여든 젊은 노동자들이 북적거리던 도시였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울산의 만 65세 이상 인구는 15만2916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하게 됐다. 물론 세종시보다는 젊은 도시이긴 하지만 거기에 비할 바는 아니다.
울산의 노령사회 진입은 너무 급격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국내 전체 고령 인구가 연 4.4%씩 증가 중인 것과 비교하면, 울산의 고령 인구 증가율 7%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것은 그 동안 울산으로 들어왔던 베이비부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한 지난 2020년 울산의 노인 구직신청 건수는 6862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35.8%가 급증한 것이다. 울산의 고령사회 진입은 도시의 성격과 역동성 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노인 일자리와 의료서비스는 도시의 인구 감소와도 직결돼 있다. 울산시는 선언적이고 표피적인 고령친화도시 구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좀 더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