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방치땐 간암·간경변 진행 가능성 높아 주의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축적된 것을 의미한다. 정상 간의 지방 비율은 4~5% 이내다. 이보다 많은 비율의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 크게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전체 지방간의 20%, 비알코올성이 80%를 차지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은 음주로 인한 것이다. 문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과 같이 간에 지방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혼술족과 늦은 시간 배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지방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지방간이 가져오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김명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방치하면 간암 진행 위험도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 섭취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여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활발하지 않아 발생하게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2000년대부터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음식이 많아지면서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발병이 증가하면서 같이 늘어났다. 고열량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지방이 많다. 즉 몸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아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발병할 소지도 높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면 간경화나 간암 발병 위험도 크다. 나이나 체질량 지수, 식습관 등을 분석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지방간염이 있는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간경화 발생 위험과 간암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소리 없이 찾아온다. 검사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외관상으로는 비교적 건강해 보이지만, 피로감이 축적되면서 전신 권태감과 오른쪽 갈비뼈 복부의 통증이 나타난다.
김명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지방간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질병이 아니다. 하지만 간염이나 간병변증, 간암으로 진행되는 징검다리와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진단받은 환자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극단적 다이어트 금물
지방간은 외관상 확인이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오른쪽 갈비뼈 복부 통증이 있다면 지방간 확률이 높다. 다만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대부분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 방법은 간기능 검사, 초음파 검사, MRI(자기공명영상촬영), CT(컴퓨터 단층촬영) 등이 있다. 확실한 진단이 필요하다면 간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다.
지방간 치료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를 통해 지방간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술을 마시는 횟수를 줄여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체중 감량과 식습관 개선을 한다면 80~90% 치료가 가능하다.
김 전문의는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간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지방이 쌓이거나, 담즙이 배출되지 않고 담석증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주 1㎏ 감량 목표를 세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생활 습관 변화가 중요
지방간 발생 예방 역시 적당량의 음주와 생활 습관의 변화다. 자신의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당한 알코올 섭취다. 일주일에 적어도 2~3일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개인차를 고려해 일반적으로 간에 해를 주지 않는 음주량은 남자는 하루 소주 반병, 여자는 4분의 1병 정도다.
생활 습관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조절이다. 지방간의 대표적인 원인이 비만이기 때문이다. 적정 체중을 가진 사람도 과다한 영양을 섭취하면 체내에 쌓인 포도당이 지방으로 변해 몸속에 축적되면서 간에도 쌓인다. 즉 야식이나 인스턴트 식품, 고열량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면 체중이 증가하면서 간에 좋지 않은 성분이 쌓여 지방간과 함께 대사증후군, 고지혈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으로 간에 쌓여 있는 지방을 태우는 것도 좋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반년 정도 꾸준히 금주와 운동을 한다면 완치될 수 있다. 지방간에 좋은 음식은 등푸른생선살, 꽁치, 시금치, 허브티, 녹차, 미역 등이 도움된다. 그중에서 미역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축적을 방지하고 암세포 발생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김 전문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 식이요법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한 달 정도 운동하면 대체로 간에 있던 지방이 제거된다.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정상 회복이 어려운 만큼, 그 전에 적절한 관리를 통해 간을 건강한 상태로 돌리고 잘 관리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