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공급 지연…사연댐 수문설치 속도조절을

2022-03-28     이춘봉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연댐 수문 설치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사연댐 수위 조절로 인한 물 부족분을 채워줄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 사업은 대구와 구미의 이견으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어, 사연댐 수문 설치 사업의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5월 착수한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최근 완료했다.

용역에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방안이 최종 제시됐다.

수문 설치로 반구대암각화의 연평균 침수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고, 200년 빈도의 극심한 홍수에도 최대 침수 시간이 최대 18시간에 불과하게 된다.

문제는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와 낙동강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의 시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는 기획재정부가 총 사업비 적정성을 검토한 뒤 올해 하반기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3년 착공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실시설계를 진행한 뒤 2025년 착공해 2028년 완료 예정이다.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 사업이 제 속도를 내는 반면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 사업은 대구와 경북 구미의 합의 지연으로 실행화 시기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초 구미시가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을 국무조정실에 전달해 이달 말 최종 합의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되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합의 주체가 바뀔 경우 물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만약 대구와 구미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사연댐에 수문을 달아 수위를 조절하는 대신 받기로 한 운문댐 용수 공급 역시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구와 구미의 합의를 지켜본 뒤 낙동강 먹는 물 공급 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사연댐 수문 설치 사업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구대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 유네스코가 사연댐 수문 설치의 결과물이 아닌 실행 과정을 보며 등재를 검토하는 만큼 2025년으로 계획된 반구대암각화 등재 시간표에 쫓겨 무리하게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를 서두를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시는 현 단계에서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의 속도 조절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며, 정부에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울산 공약에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함께 울산 물문제가 포함돼 있다”며 “사연댐 수문 설치와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 사업을 모두 환경부가 주도하는 만큼 조만간 환경부가 방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