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 초교 교장실 이전, “멀쩡한데 왜 옮기나” 논란

2022-04-04     차형석 기자
울산의 한 초등학교의 교장실 이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내 낙후된 시설의 보수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교장실을 교실로 사용되던 2층으로 옮긴 자체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중구의 A 초등학교는 올해 2월초 2000여만원을 들여 기존 1층에 있던 교장실을 2층으로 옮기고 교무실도 리모델링해 재배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새로 옮긴 교장실은 교실이 있던 곳이고, 기존 교장실은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실로 리모델링했다.

학교 측은 “교장실이 1층 구석쪽에 위치해 외부인이 찾기 힘든데다 교장선생님이 학생과 외부인 등 전체적인 학교 출입 현황을 관리하기 어려워 예전부터 이전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또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실도 필요했는데 1층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2층으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낙후된 학교 내 다른 시설보수를 차치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이는 교장실을 돈을 들여 2층으로 옮긴 것에 대해 학교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장실과 교무실, 행정실은 1층에 나란히 위치해 있는 게 일반적이다.

이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오랫동안 학교 공사를 해왔는데 교장실이 2층에 있는 건 처음 본다. 행정실과 교무실은 1층에 있는데 교장실만 2층으로 옮긴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욱이 멀쩡한 교장실을 몇천만원을 들여 옮긴 것은 예산 낭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이 학교에 근무했던 B 교사는 “교장실 이전 얘기는 있었지만 굳이 2층으로 옮긴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또한 교실 문과 화장실 등 보수가 시급한 시설이 많은데 굳이 교장실과 교무실을 우선적으로 공사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