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상회복으로 가는 길, 복병은 여전히 남아있다

2022-04-04     이재명 기자
정부는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8명에서 10명으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에서 12시로 늘린 새 거리두기 조치를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시행한다. 앞으로 2주 동안 유행이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2주간 감소세가 유지되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면 이후 전면적으로 거리두기를 조정하겠다”며 “실내마스크를 제외하고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방역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별도의 준비도 없이 모든 국민을 일상으로 복귀시킨다면 엄청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일상회복의 문턱에서 여러번 좌절한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 정부는 백신 접종 효과로 인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해 방역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 붕괴가 우려되자 결국 지난해 12월18일 거리두기 강화로 회귀한 바 있다.

확진자 수는 조심스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확진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적지 않다. 3일 새벽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3만4171명으로 전날보다 3만명 가까이 줄었으나, 위중증 환자는 1128명(전날 1165명)으로 한 달 가까이 1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사망자는 306(전날 339명)명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전파력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상태다. 일상회복의 로드맵에는 이처럼 많은 복병이 깔려 있다.

향후 보름 동안의 상황관리는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가느냐, 아니면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가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의료계는 “전국적으로 일일 사망자가 300명 넘게 나오고 중환자 수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만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치료시설 확보 등 대책부터 미리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코로나로 국민들은 2년 넘게 모진 시련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축배를 들기에는 너무 이르다. 팬데믹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생활방역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위중증 환자, 사망자 감소를 위한 의료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