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놓고 민주당 또 내홍
2022-04-06 김두수 기자
‘비대위 논란’을 봉합하기 무섭게 ‘송영길 등판’이 당내 통합의 새 암초로 등장한 형국이다.
서울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발한 데 이어 당내 중진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면서 파열음은 점차 확산하는 기류다. 지역별 후보 선출은 이달 말께나 완료될 예정인 터라 이른바 ‘송영길 차출론’에 따른 내부 갈등이 조기 수습은커녕 확산일로를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요충지라는 점에서 공천 권한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송 전 대표의 등판 적절 여부를 떠나 서울시장 후보군 자체가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반발에 대해 “출마 문제는 본인 결심의 문제”라며 찬반 논란에 거리를 뒀다.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특정인에 대한 공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송 전 대표의 서울 출마에 대해 부자연스럽다고 말씀드린 게 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대선 패배 당시 당 대표였고, 지역 연고 기반은 인천이고, 그런데 갑자기 서울로 오신다?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자연스럽지 않다”는 자신의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전날 송영길 등판을 직격했던 3선 중진 김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강한 반대 입장을 폈다. 김 의원은 “송 대표의 출마는 명분이 없다. 당에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다른 카드 기회를 상실시키기 때문에 이 상태가 며칠 가면 큰일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계파 갈등이 일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완전히 잘못 보는 것이다. 이재명, 이낙연의 싸움이 아니다.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을 지지했던 서울 의원들, 젊은 의원들이 아주 골고루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송영길 차출론이라는 자체가 가짜 프레임”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며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전 당 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냐”고 직격한 바 있다.
다만 ‘송영길 차출’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은 당내 반대파들이 송 전 대표의 선당후사를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