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번호로 전화 왔는데…알고보니 보이스피싱

2022-04-06     이우사 기자
자료이미지

최근 휴대전화 화면에 실제 가족의 전화번호가 뜨도록 기기를 조작해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이 5일 공개한 신종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례에는 피해자가 범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을 때 엄마와 딸 등 가족의 휴대전화 번호가 화면에 나오게 하는 수법이 포함됐다.

피해자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으면 범인이 “납치했으니 송금하라” “알몸 사진을 보내라”고 협박을 이어가는 식이다.

이러한 수법은 휴대전화 번호 뒷부분 몇 개 자리가 일치하면 국제전화 등 사실상 전혀 다른 번호인데도 평소 저장해 놓은 대상자라고 화면에 나타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저장된 이름과 번호가 같이 뜨지 않고 이름만 뜨는 기종은 속기가 더 쉽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 이 수법으로 피해를 본 대학생 A(21)씨에 따르면 지난 15일 엄마 번호로 전화를 걸어온 여성이 엄마 행세를 하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큰일 났다, 납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가로챈 남성이 엄마를 납치했으니 3000만원을 주거나 알몸으로 영상 통화를 하라고 협박했다.

A씨는 범인에게 “엄마를 살려달라”며 15분가량 통화했는데, 그 사이 실제 엄마가 “급한데 전화 좀 받아보라”고 문자메시지가 와서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차리고 통화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최근 3개월간 울산지역 전화금융사기 건수는 총 130건으로, 매달 40여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평소에 개인정보를 잘 관리해야 하며, 범죄조직들이 문자메시지(SMS)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만큼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누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우사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