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간절곶 일대 평화공원 조성, 적절성 논란

2022-04-06     차형석 기자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공원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반도 내륙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이 곳에 평화통일염원비 설치 등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통일 염원과 함께 간절곶의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인데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주군협의회는 최근 간절곶공원 내 조각광장에 700만원을 들여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념 조형물을 설치했다. 높이 4.2m에 폭 1.2m 규모로 조각광장 내 기존 석재 조형물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예산은 울주군이 지원했다.

이 조형물에는 “울주에서 백두를 잇다”라는 문구와 함께 울주군 심볼마크가 새겨져 있다. 조형물 옆에는 ‘평화통일염원비’도 설치됐고, 염원비 뒤에는 평통 울주군협의회 자문위원들 전체 명단도 넣었다. 군과 평통은 5일 간절곶공원에서 ‘2022 내고장 평화플랜’ 발대식 행사를 가졌다.

평통 울주군협의회 측은 “지난해 제주 환태평양평화공원을 방문했는데 그곳이 평화의 상징적 공원이 되고 있는 것에 착안해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간절곶에 평화통일기념비를 설치하면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추진하게 됐다”며 “오는 8월에 제막식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이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평통의 제안에 울주군도 간절곶공원 볼거리 및 홍보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사업비 일부 지원 등을 했다. 평통은 전체 사업비를 3500만원(조형물 제외) 가량 추산하고 있고, 자체 사업비로 충당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형물 설치와 평화공원 조성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17년 울주군이 간절곶 일대 조형물이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나서 불과 몇 년 만에 또 다시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절곶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데 대한 정체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김모(여·41)씨는 “간절곶과 평화통일과의 연관성을 솔직히 모르겠다”며 “또한 간절곶은 대표적 관광지인데 이렇게 난해하고 정체성 모호한 아이템을 만든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기존 조각공원 내 석재를 재활용한데다 이번 평화공원 조성을 계기로 오히려 무분별하게 방치된 조형물 등을 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