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포조선노조, 2일 간부파업…22년 무분규 신화 깨지나

노사, 제23차 임금협상 교섭
사측, 고용관련 입장만 표명
노조, 사측 임금안 미제시땐
11일 전 조합원 부분파업 압박

2019-09-30     차형석 기자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확대간부를 중심으로 10월2일 파업에 들어간다.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 여부가 변수인데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1997년부터 이어온 무분규 타결 기록은 좌초된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30일 울산 본사에서 23차 교섭을 열었다. 교섭에서 회사는 노조가 제기한 고용 불안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을 뿐 사실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는 향후 교섭 일정을 잡지 않고 돌아섰다.

노조 관계자는 “수년간 임금 동결과 다름없는 수준을 노조가 감내해 왔는데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올해 교섭을 불성실하게 하고 있다”며 “교섭 4개월이 지나도록 임금 관련 내용을 아예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예고한 대로 2일 확대간부 100여명 가량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현재 북상 중인 태풍이 직접 영향을 미치면 파업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후에도 회사가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1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지난해까지 22년을 이어온 무파업 신화가 깨진다. 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996년에 전면 파업을 실시한 것을 마지막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어왔으나 이번에 23년만에 다시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노조에서 요구한 고용안정과 현안 등에 대해 회사 입장을 전달했으며, 앞으로도 노사 간 입장차를 최대한 좁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