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신안 고정식해상풍력 신중 검토”, 울산 부유식해상풍력 긴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전남 신안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경제성을 거론하며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산업부와 인수위 경제2분과 등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울산시와 인수위 등에 따르면, 지역균형발전특위는 지난 16일 광주·전남 현장 방문을 통해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을 시찰한 뒤 19일 브리핑을 열고 사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균형발전특위는 신안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실제 설비량과 발전량이 큰 차이가 있는 만큼 경제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46조원이 투입되지만 실제 발전량은 2GW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울산의 경우 풍황자료 계측을 통해 확인한 이용률이 40~50%에 달해 신안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시 풍력이라는 자원의 특성상 설비량과 발전량의 괴리는 불가피한 만큼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역시 같은 시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지역균형발전특위는 신안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대해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하면서 전체적인 에너지믹스 계획을 세워 에너지 공급 비율을 조정한 뒤에 속도와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에너지믹스 정책 실패에 러시아 사태 등이 겹치면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에너지믹스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믹스 관점에서 원전 비중이 확대될 경우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비중은 자연스레 축소될 확률이 높은 만큼 지역균형발전특위의 발표는 울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장능인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대변인은 “신재생에너지의 대명사인 태양광과 풍력으로의 전환 속도가 너무 빠른 만큼 속도와 수위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하자는 게 특위의 공식 의견”이라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신중하게 검토해서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위의 검토 결과가 인수위 전체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 상당수가 지방자치 전문가로 에너지 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만큼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와 인수위 경제2분과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울산이 부울경 특별연합을 구성한 부산·경남은 물론 유사 사업을 추진 중인 전남 등과 연계해 산업부와 인수위 경제2분과를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송철호 시장이 지난 19일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부유식 해상풍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업의 연속성을 당부했다”며 “박형준 부산시장도 부유식 해상풍력을 부울경 특별연합의 공동 사업으로 인식하고 함께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