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놓고 여야 극한대치 회귀

2022-04-26     김두수 기자
여야가 합의처리키로 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 9부능선에서 다시 극한대치에 들어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25일 ‘검수완박’ 중재안 처리를 재논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격양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법사위 소위를 열고 법안 통과 절차에 착수하되 민주당 원안이 아닌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한 합의안을 존중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최소한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일종의 여론전으로 검수완박 법안 통과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중재안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이번 사태를 고리로 민주당 역시 중재안을 지킬 필요가 없다며 6개 수사권을 즉시 이관하는 ‘원안 통과’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하고 나서면서 당 내부에서도 강온 노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일단 중재안에 힘을 실으며 재차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 강 대 강 대치 정국 속 민주당이 원안 처리라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갈지자’ 행보를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민주당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금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법안 처리를 강행하더라도 ‘중재안’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대위 회의 후 ‘국민의힘이 파기할 경우 민주당 원안대로 처리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원안을 처리하라는 우리측 요구가 있음에도 박 의장 중재·합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그 이야기를 입에 안 담고 있다”고 밝혔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에 제출된 많은 검찰개혁 법안이 있지만 여야간 합의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국회의장 중재안을 중심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중재안대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