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원칙주의자
원칙이란,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라고 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을 ‘원칙주의자’라고 하며, 문자 그대로를 정의한다면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을 지키고 그 원칙을 따라 사는 사람’ 정도가 된다. 뜻으로 볼 때 매우 좋은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때는 보통의 경우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 마치 융통성 없이 꽉 막힌 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그만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점점 기본과 원칙을 잃어버린 사회가 되어가고 이보단 편리성과 실용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한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 원칙을 따라 일을 추진하려 하면 많은 갈등과 어려움이 생긴다. 먼저, 원리 원칙대로 하려니 절차가 복잡해져 추진하는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며, 규칙이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원칙보단 실용성과 융통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샌가 우리는 원리 원칙은 낡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모든 일의 추진에 편리성과 실용성만을 추구하며 원리 원칙은 무시되는 경향을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용성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 관점에 따라 융통성이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어, 조직 내에서는 불평등과 부조리의 원흉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원칙이 왜 필요한가?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 볼 시점이 된 것 같다. 스포츠 경기에 규칙이 필요한 이유는 최소한의 공정함을 부여해 페어플레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원칙’을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바꾼다면 그것은 ‘반칙’이 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이 되려면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 조직 내 페어플레이를 이끌어낼 원칙은 무엇일까? 경영의 신,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창업 당초, 경영에 대하여 무엇이 좋은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 가면 좋을지 알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경영을 모르니까’라는 원점으로 돌아와 ‘인간으로서 올바른 일은 무엇인가?’라는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라고 했다. 즉 인간으로서의 원리 원칙을 판단 기준으로 경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스포츠에서 규칙도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규칙과 판단이 발전해 더 공정한 경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원칙은 실용성을 위해 폐지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개선되어 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실용성과 융통성만을 강조하기보단 원리 원칙이 적절한가 판단하고, 개정해가며, 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궁극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됐고 그로써 내 인생도 행복했다’라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인생을 대하는 원칙 태도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