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세계경제, 울산지역 경기 암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불확실한 세계 경제 상황으로 인해 울산지역 기업 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3월 울산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 등 내수지표들이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고, 한국은행의 지역기업경기 조사에서도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업황이 악화됐다.
우선 1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3월 울산 산업활동동향’에서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지표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을 보였다. 울산지역 내 산업활동지표 트리플 감소 현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월 울산 광공업 생산지수는 94.0으로 전년동월대비 5.6%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정제(16.9%), 기타 운송장비(17.3%) 등은 늘었으나, 자동차(-17.5%), 금속가공(-33.1%) 등에서 크게 줄었다. 광공업 출하 역시 석유정제(8.5%), 기타 운송장비(17.3%) 등은 늘었으나, 자동차(-20.9%), 화학제품(-4.2%) 등에서 줄어 전년동월대비 4.6%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10.4% 감소했다. 화학제품(15.3%), 전기장비(38.1%) 등은 늘었으나, 자동차(-40.6%), 석유정제(-20.5%) 등에서 줄어든 영향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79.4로 전년동월대비 0.3% 감소했다. 백화점은 3.7% 증가했지만, 대형마트가 -4.0%로 감소한 영향이다. 상품군별로는 오락·취미·경기용품, 의복에 대한 소비가 늘었고, 신발·가방, 화장품, 음식료품, 가전제품 등의 소비는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건설업 및 관련 업종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지표인 건설수주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울산 건설수주액은 814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79.3% 감소했다. 발주자별로 공공과 민간 모두 감소했고, 공종별로도 건축과 토목 모두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역내 281개 업체(제조업 140개, 비제조업 141개)를 대상으로 한 ‘4월 울산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도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되면서 지역 제조업 업황BSI이 전월(91)대비 8p 하락한 83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지역 제조업 경기가 크게 악화되면서 5월 업황전망BSI도 전월(86)대비 6p 하락한 80을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지수가 100이하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41.1%), 인력난·인건비 상승(16.3%), 자금부족(10.8%) 등을 꼽았다. 전월 보다 수출부진(+1.8%p), 인력난·인건비 상승(+1.2%p), 원자재 가격상승(+0.5%p)의 비중이 상승했다. 이와 함께 비제조업 업황BSI은 63로 전월(67)대비 4p 하락했다. 중국 내 도시 봉쇄조치로 인한 물동량 감소 등의 영향이다. 또 5월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도 전월(68) 보다 3p 하락한 65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18.6%), 내수부진(16.2%), 인력난·인건비 상승(15.1%) 순으로 답했다. 전월보다 원자재 가격상승(+3.4%p), 인력난·인건비 상승(+3.2%p) 등의 비중이 상승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