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바다 식목일

2022-05-11     경상일보

5월10일 어제는 바다 식목일이었다. 바다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고, 바다 생태계의 황폐화를 경고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법정 기념일이다.

울산은 지형적으로 바다와 가깝고, 바다로 인해 발전한 도시이다. 먼 옛날에는 신라의 국제적 항구 역할을 했고, 지금의 개운포를 통해 처용설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처용이 아라비아 상인일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고 하니 이전부터 울산은 꽤 국제적인 항구 도시였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후 조선시대 때에는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서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경상좌수영)이 설치되기도 했다. 처음 부산 수영에 설치된 경상좌수영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울산 개운포 일대에 경상좌수영이 옮겨왔다고 하니 바다를 둘러싼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울산 앞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최상의 황금어장이자, 해산물이 풍부한 매력적인 어장으로 어민들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 특히나 ‘울복’이라 불리는 울산전복이 유명했고, 현재 울산의 특산물로 자리매김한 강동 미역도 울산 앞바다에 흐드러지게 흔했다고 한다. 또한, 많은 수의 우뭇가사리가 자생하여 일제강점기 때에는 우뭇가사리를 채취하기 위해 제주에서 많은 수의 출가해녀가 울산으로 원정 물질을 오기도 했다. 이 때 채취된 우뭇가사리는 전 세계로 팔려나갔고, 그중 울산 우뭇가사리를 가공해 만든 한천배지는 ‘플레밍’에게까지 전달되어 ‘페니실린’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다고 한다.

울산의 바다와 해변은 수출입에 용이한 깊은 수심과 단단한 지형으로 많은 수의 수출입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기업들은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사회 교과서 산업 부문에 빠짐없이 나오는 울산의 거대한 해상크레인과 수출 선박에 싣기 위해 항구에 늘어서 있는 엄청난 수의 자동차들은 울산의 자랑거리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울산은 바다와 함께 성장한 도시임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울산 바다 생태계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바다 사막화 또는 백화현상이라 불리는 바다 생태계 황폐화가 꽤 심각한 수준까지 달했기 때문이다. 바닷속 산호가 하얗게 죽고 산호와 함께 공생하던 물고기들이 떠나버린 자리에는 까만 성게만이 남아 있다. 울산 바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음은 사라진 잘피와 높아진 바다 수온, 해마다 낮아지고 있는 바다 pH 농도들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바다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분리수거, 저탄소 생활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날로 황폐해져 가는 바다를 되살릴 수 있다.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썩어가던 태화강을 수만 마리의 까마귀와 백로가 찾는 생태가 살아있는 국가정원으로 탈바꿈시킨 저력 있는 우리 울산 시민들이 울산의 번영을 가져다준 바다를 위해 다시 한번 행동할 때이다.

김보민 울산 남목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