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차밭 봄 계절학교

2022-05-25     경상일보

봄이 무르익는 시간, 봄기운에 흠뻑 젖을 활동을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차밭 학교의 ‘사계절 학교’ 프로그램은 자연의 순환에 따른 생태적인 감성을 키우고, 계절의 특징에 알맞은 체험활동과 놀이 활동, 생활문화와 기능 익히기 등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특색교육의 하나이다.

봄에는 숲을 배우고 즐기며 여름에는 다양한 생활문화와 기능을 익히고, 가을에는 마을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제를 열고, 겨울에는 스케이트 타기,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 등으로 운영된다. 6학년 아이들은 <불량한 자전거 여행> 책 읽기를 시작으로 ‘온몸으로 표현하는 연극’ 하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토의 토론하기, 가족회의를 통한 자전거 여행지도 만들기, 나만의 자전거 여행계획서 짜기 등의 교실 활동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 하이킹과 도보, 플로깅 활동에 나선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히기 위해 배운 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반복적인 과정과 경험이 필요하기에 여러 날의 꼼꼼한 계획과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탕이 되면 배움이 자연스럽게 아이들 소유가 된다.

플로깅 활동을 하는 팀은 척과천을 따라 걸으며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태화강 숲길을 걸으며 꽃들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눈다. 자전거를 타며 태화강을 따라 달린 아이들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마음에 갇히고 묵혀있던 고민을 털어낸다. 마치 <불량한 자전거 여행> 주인공이 된 것처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힌다.

정확한 자세를 강조해 자세 연습만 하다 보면 기본기는 단단하게 다져지지만, 실전의 다양한 각도에서 날아오는 공을 어떻게 받아쳐야 하는가의 민첩성을 기르기는 쉽지 않다. 정확성과 민첩성, 유창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를 만나 실전 경험을 통해 확장될 수 있다. ‘사계절 학교’는 아이들의 민첩성과 유창성을 위한 경험을 확장하는 활동이 된다.

아이들은 정해진 답이 없는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경험이 적다. 교실의 학습상황에서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은 제한적일 수 있다.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갖추어야만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머리는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머리로만 생각해서는 현실과 멀어져 허상이 되기 쉽다. 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방법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히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학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다.

개인 역량은 경험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개인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부딪히면서 배우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틀리는 것을 겁내지 않도록 많은 경험을 만들어 줘야 한다. 경험을 통한 지식을 길러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에 도전하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차밭 전문적 학습공동체 선생님들이 감사한 봄날 끝자락이다.

임수현 다전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