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5년간 총 580조원 투자

2022-05-25     석현주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 현대차그룹과 삼성, 한화, 롯데가 향후 5년간 총 580조원대에 달하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국내 63조원 투자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3년여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대미(對美) 투자액 105억달러(13조4000억원)의 5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그룹의 미래사업 허브(중심지)가 한국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되는데 이는 미래차로의 전환기 속에서 기존 고객과 국내 부품사 챙기기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전동화와 친환경 산업분야에 2025년까지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로보틱스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신기술 및 신사업을 위해서도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이번 투자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내연기관차 상품성 강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가장 많은 38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기존산업 기반 위에서 미래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고객과 부품 협력사들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투자가 국내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확대,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 국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했다.

◇삼성,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8만명 신규채용

삼성이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80%는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등을 통해 국내에 투자한다. 아울러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은 24일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온 대규모 투자 발표로,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와 현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의지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총 투자액 450조원 가운데 80%인 360조원은 국내 투자액이다. 지난 5년간 국내 투자액 250조원보다 110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30년간 선도해온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고성능·저전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5G·6G 등 초고속 통신 반도체 등에 필요한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도 확보할 방침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5년간 37조6000억원 투자, 2만명 이상 신규 일자리

한화그룹이 향후 5년간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분야에 국내 20조원을 포함해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5년간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24일 이런 내용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는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3개 분야에 집중된다. 분야별로 보면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또 수소 혼소(혼합연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는 9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중립에 보조를 맞추는 활동도 진행한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입해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 부문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는 4조원, 건설 분야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프리미엄 레저 사업 강화 등에도 2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롯데, 5년간 국내 37조원 투자

롯데는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는 24일 신성장 테마(주제)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와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37조원 가운데 41%가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다. 바이오 사업이 포함된 헬스 앤 웰니스 부문에서는 국내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위한 공장을 신설하는데 1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올해 실증 비행을 목표로 하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고, 롯데렌탈은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화학사업군에서는 롯데케미칼이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 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화학사업군은 또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 7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도 확대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