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경로식당, 물가상승에 ‘시름’
2022-05-30 정혜윤 기자
울산 북구의 한 경로식당. 하루 평균 약 150여명의 노인들이 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식사가 가능하며 취약계층 외 일반 노인들은 1000원을 내면 식사가 가능하다.
구청으로부터 지원받는 식사 운영비는 일반 노인들에게 한끼 당 2500원씩, 수급자들은 3000원씩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밥상 물가가 급격히 오르며 반찬 구입 등 식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로식당 관계자는 “3000원으로 지원이 올랐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식단 구성에 크게 도움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경로식당이 최근에 다시 문을 열고 신종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찾는 인원이 예전만 못해 버티고 있지만 급식인원이 정상화되면 급식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남구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도 “수입산 냉동 육류의 가격도 40~50% 가까이 상승했다”며 “한 끼 구성에 4000원 정도는 잡아야 겨우 식단 구성이 가능한 상황인데 후원, 지원금은 크게 차이가 없어 이전보다 식사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1년에 약 21억원 정도를 경로식당 무료 식사를 위해 편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도 예산 형편이 녹록치 않아서 무료 식사 지원비의 추가 편성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무료급식소, 경로식당 등에서는 대량구매식으로 식자재 구입이 이뤄진다”며 “현재 예산 추가 편성은 어려운데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결국 분배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관내 경로식당은 총 35곳으로 우선적으로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전부 식사를 가능하게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향후 일반 노인들의 식사 인원은 감축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하며 1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5%대를 기록하면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