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울산 기업경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화학 제품 수요감소, 원자잿값 인상 등이 겹치면서 울산지역 기업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역내 278개 업체(제조업 141개, 비제조업 137개)를 대상으로 한 ‘5월 울산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 차질에다, 중국 도시 봉쇄조치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5월 지역 제조업 업황BSI이 전월(83) 대비 14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2020년 2월(-19p)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여기에다 1분기 나프타와 에틸렌 등의 가격이 연중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원자잿값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6월 업황전망 BSI도 전월(80) 대비 7p 하락한 73을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지수가 100이하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40.0%), 인력난·인건비 상승(14.9%), 불확실한 경제상황(10.9%) 등을 꼽았다. 전월 보다 내수부진(+3.4%p), 수출부진(+1.7%p)의 비중이 상승했다.
이와 함께 비제조업 업황BSI은 60로 전월(63)대비 3p 하락했다. 지역 내 건설경기 위축 등의 영향이다. 또 6월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도 전월(65) 보다 4p 하락한 61를 기록했다. 상품 판매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 우려가 주된 원인이다.
비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상승(20.9%), 인력난·인건비 상승(18.5%), 내수부진(17.3%) 순으로 답했다. 전월보다 원자재 가격상승(+2.4%p), 인력난·인건비 상승(+3.4%p) 등의 비중이 상승했다.
한편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지역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 전망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2022년 6월 중소기업 경기 전망조사’ 자료에 따르면 6월 울산지역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79.5로 전월보다 4.0p 내렸다. 울산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최고치인 83.5을 기록했다가 소폭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6월 경기전망지수가 79.2로 5월보다 12.2p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은 79.8로 2.5p 상승하는 등 업종간 희비가 엇갈렸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