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가격 상승에 울산 조선업계 반색

2022-06-02     석현주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선용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조선업계가 글로벌 선가 상승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지난해 수주한 선박들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를 시작하는 만큼,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지수는 160.08을 기록했다. 신조선가 지수가 160선을 넘긴 것은 2009년 2월 이후 13년4개월 만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올해 4.2% 가량 더 올랐다.

이번 신조선가 지수는 2005~2009년 조선업계의 초호황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신조선가는 160~180 선을 이어갔고, 이후 2009년 8월에는 190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원가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선가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조선사들과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평균 10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협의하면서 조선용 후판 가격은 t당 110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초 공급가격 대비 약 2배 가량 오른 수준으로, 조선사들과 철강사들은 앞서 지난해에도 선용 후판 공급가격을 상반기 t당 10만원, 하반기 40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합의했었다.

통상 1만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강재가격이 t당 10만원 인상될 경우 400억원 규모의 추가 원가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3사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주증가에 뱃값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이에 투자와 채용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시사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사무기술직 전 분야에 걸쳐 대규모 채용에 돌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과 도료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선가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