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개표 이모저모]“희망을 주는 후보 선택” 너도 나도 ‘소중한 한 표’ 행사
직접 뽑는 교육감…투표 나선 학생들
○…대선에 이어 지선에도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은 10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학생들이 직접 시교육감을 뽑을 수 있는 첫 선거여서 학생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분위기다.
중구에서 첫 투표를 행사한 김효정(18)양은 “이번 선거에서 그래도 교육감 선거만큼은 각 후보 공약도 찾아보면서 많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며 “저희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 선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커튼 가림막 왜 없냐” 이의제기
○…기표소 커튼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것을 보고 선거 사무원에게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25)씨는 “내가 찍는 표가 다른 사람에게 보일까하는 걱정에 왜 기표소 커튼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지 않냐고 항의했다”며 “최소한 비밀투표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선거사무원은 “키가 크신 분들의 경우 설치된 커튼 가림막이 불편하다는 항의가 많았고 투표를 하다 커튼 가림막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해 커튼 가림막을 뗀 것”이라며 “커튼 가림막이 없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기표소 커튼 가림막의 경우 원래 설치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며 “투표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거나 이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그 유권자에 한해서만 기표소 커튼 가림막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투표장 운영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울산 곳곳에서 이어졌다. 울주군에서 투표를 진행한 김모(25)씨는 “투표하다가 봤는데 번호 적힌 절취선이 있는 종이가 안 뜯겨 있었다”며 “결국 스스로 뜯어서 선거 관리하는 사람한테 줬는데 무효표가 되는거 아닌지 걱정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법 선거운동인줄” 우유판촉 오인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에서 우유회사 판촉활동을 불법 선거운동으로 오인해 신고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3분께 범서읍 제8투표소가 마련된 천상리 중부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우유를 나눠주며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울산시선관위 직원과 경찰이 출동해 확인했으나 우유를 나눠준 사람은 정당 관계자는 아니었고, 우유 회사 판촉 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우유회사 판촉사원이 입은 옷이 마침 모 정당의 색과 비슷해 시민들이 정당 관계자로 착각해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낮은 투표율에 정당·후보들 비상
○…울산 등 투표율이 역대급으로 낮게 나오자 각 정당마다 유불리 계산과 함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비상이 걸렸다.
울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48.7%로 전국 평균(47.6%) 보다는 높았으나 지난 7대 지방선거(50% 중반대)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각당과 후보들은 “현재 투표율이 매우 저조합니다. 주변에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해주세요” 등의 투표 독려글을 문자나 SNS 등으로 알리며 투표 독려에 사활을 걸었다.
북구 효문동 제 1투표소의 한 선관위 관계자도 “대선 때는 오전에도 사람이 많아 줄을 섰는데 이번 지선 때는 오전 투표장이 비교적 한산한 것 같다”며 “투표를 진행하는 사람들보다 투표 사무원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이 같은 낮은 투표율에 대해 대선 이후 3개월만에 치러진 선거인데다 날씨 등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으며, 지난 7대 지방선거와 비교해 “투표율이 낮을 것이다” 또는 “결국에는 비슷할 것이다” 등의 예측을 하기도 했다.
선거교육 위해 자녀와 투표소 동행
○…맑은 날씨 속에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방문해 선거를 교육의 장으로 삼는 사례가 잇따랐다.
자녀들과 함께 온 부모들은 신원 확인부터 투표지 배부, 기표 등 전 과정을 함께했고, 자녀들이 직접 투표용지를 기표함에 넣는 경우도 많았다.
남구 삼산동 7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후보자들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투표지 배부 과정서 유권자 대혼란
○…“어렵다. 어려워. 뭐가 이렇게 많아.” “투표용지 왜 3장만 줘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의 문의가 적잖게 이어졌다. 1·2차에 걸쳐 이뤄지는 투표 방식, 최대 7장의 투표용지, 사퇴 후보 유무, 무투표가 확정된 선거구의 투표용지 미지급 등 다양한 요인이 유권자들의 혼동을 불러온 것이다.
중구 병영1동 제5투표소인 남외초등학교에서는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3장만 받아들자, 용지를 왜 한꺼번에 주지 않냐고 선거사무원에게 문의했다.
1차에서 3장, 2차에서 4장을 받는 방식을 몰라 벌어진 해프닝이다.
중구의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에 오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있었다. 중구청장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후보자의 기표란이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비어있다는 문제 제기였다.
또 기초의원 후보 표기방식인 ‘□-가’ ‘□-나’ 표기를 이해하지 못해 하나의 투표용지에서 복수의 후보자에 기표했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일부는 관심도가 높은 단체장 후보에만 기표하고 나머지는 무효표를 만들거나 아예 기표하지 않는 등 사표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한 30대 유권자는 “여러 명에게 투표해야 하는 방식이 다른 선거보다 어렵고, 솔직히 후보자가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도장을 찍은 투표용지도 있다”고 밝혔다.
표소 동반입장 적발에 투표지 훼손
○…대부분의 투표소에서 비교적 원활하게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 오후 4시51분께 신정4동 행정복지센터에 개설된 신정4동 제1투표소를 찾은 여성 A씨는 어머니와 함께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려다 저지당하자 화가 나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울산시선관위는 추후 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오전 11시45분께는 신정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 용지 배부와 관련해 오인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정경·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