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 서로 “네 책임”, 민주당 내 계파갈등 악화일로

2022-06-07     김두수 기자
6·1 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로 혼란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이 계파 간 대결 양상이 심화하며 좀처럼 위기의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선거 직후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한 친문(친문재인)계의 대대적 공격이 이어진 뒤 친명(친이재명)계가 결집해 이를 반격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평가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계파 간 이해가 첨예하게 부딪쳐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는 과정이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이다.

친문계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대선에서 패한 지 석달 만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선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공개 지목했다.

홍 의원은 이날 “이재명 의원이 인천 계양에 나서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것이, 이게 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4월 송영길 전 대표를 컷오프하기로 한 당 전략공천위원회의 결정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뒤집힌 것을 언급,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해 공천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비문계와 친명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안민석 의원은 “과거 공천은 더 했다. 과거에 그랬던 공천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분들이 지금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추미애·이해찬 대표 시절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친문계가 주류가 돼 공천권을 행사했을 당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대권후보가 당권 주자가 되면 특정 진영의 대표성을 강화한다”며 이 상임고문의 전대 출마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탈당 후 복당을 추진 중인 친명계 민형배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이 무너진 상황에서 가장 큰 자산을 가진 정치인인 이 상임고문이 전대에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며 우 의원의 의견을 반박했다.

이처럼 계파 간 갈등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현재의 혼란상을 추스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쏠린다.

이런 가운데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이상헌(북)울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시·도당위원장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당의 쇄신 방향을 논의했다.

6·1 지방선거 패배로 충격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혁신하기 위해 당내 다양한 단위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박 대행은 지난 3일에는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잇달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선거 결과에 대한 네 탓 공방을 하기보다는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기존의 정책 기조와 노선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한 뒤 새 지도부 선출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신현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