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 1500여명 참가...“안전운임제가 정답…일몰제 폐지하라”

2022-06-08     차형석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7일 새벽 0시를 기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울산에서도 파업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도로를 점거해 화물차를 가로막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어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울산 수출입관문인 울산항의 컨테이너 입항 및 출하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지만 석유화학업체 등은 파업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반출하거나 확보해 당장의 물류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울산신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에는 울산 화물연대 조합원 총 2600여명 가운데 1500여명(노조 추산, 경찰 추산 1100명)이 참가했다. 울산 화물연대 조합원수는 울산 전체 화물 운송 노동자의 10% 정도다.

출정식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안전운임제가 정답이다. 일몰제를 폐지하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안전운임제 확대와 일몰제 폐지를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이날부터 울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전 차종·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된 제도로 3년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울산 화물연대는 출정식에 이어 울산신항, 정일컨테이너 부두, 울산석유화학단지 4개문 등 주요 거점 6곳으로 분산돼 철야 집회를 이어갔다.

울산경찰청은 불법행위 방지 등을 위해 기동대 등 경력 660여명을 집회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이날 오후 남구 울산석유화학단지 제3출입문 입구 삼거리에서는 농성중인 조합원과 배치된 경찰 사이에 비조합원 차량 운송 방해를 놓고 마찰이 빚어졌다. 한 조합원이 제지하는 경찰관을 밀치다 체포돼 연행되는 등 이날 총 4명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연행됐다.

경찰은 앞으로도 총파업 과정에서 비조합원 차량 운송 방해, 차로 점거, 폭행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지역 대부분의 업체들은 파업에 앞서 물량을 미리 확보해 재고량을 늘리고, 사전에 출하 물량을 상당 부분 반출해 큰 마찰은 없었으나, 파업 장기화시 물류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파업이 예고됐기 때문에 연휴 기간 등을 이용해 중소기업에 제품을 미리 보냈으나 파업이 길어지면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비상대책본부의 총괄(컨트롤)을 맡은 울산해양수산청은 지난 6일 오후 4시부터 2단계(경계 및 심각단계)를 발령하고 양진문 울산해양수산청장이 본부장으로 관련기관이 참여해 매뉴얼에 따라 24시간 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울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총파업 상황을 지켜보고 피해가 발생할시 상부에 보고를 하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 등 상황에 따라 전체 부서로 근무인력을 확대 편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권지혜·정혜윤기자